안전통학 교통지도 그려주면 효과

입력 2003-03-14 09:16:24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통계는 없지만 아마 "차 조심하고….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일 것이다.

지난 2000년 14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살펴보면 전체 사망자 1만236명 중 588명으로 3.9%를 차지한다.

그 중 7세 이하가 402명으로 총 어린이 사망자의 68.4%에 이른다.

2001년 초 발표된 유엔아동기금(UNICEF) 보고서에 따르면 91~9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한국이 무려 12.6명으로 스웨덴 2.5명, 영국 2.9명, 일본 3명, 미국 5.8명에 비해 2~4배 이상 높았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가 20%선으로 가장 많다.

부상자도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가 20%선으로 낮시간대 중 가장 많았다.

결국 하교시간이나 방과후에 어린이 사상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2001년 교통사고로 숨진 초등학생은 무려 199명이며, 이들 중 40%인 80명이 1학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등하교길에 익숙하지 않은 1학년생들이 사고 위험에 그만큼 많이 노출된다는 것.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최근 1학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법에 대한 몇가지 학부모 교육지침을 내놓았다.

먼저 자녀와 함께 학교가는 길을 교통지도로 그려 안전한 통학로를 알려주라는 것. 또 실제로 자녀와 손잡고 통학로가 익숙해질 때까지 함께 다니는 것도 중요하다.

친구가 부르더라도 길에 뛰어들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반드시 인도 안쪽으로 천천히 걷고 좁은 길에 차가 오면 멈춰서도록 지도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가급적 오른쪽으로 통행하고, 특히 횡단보도를 뛰면서 건너지 않도록 단단히 일러둬야 한다.

뛰는 것은 걷는 것보다 사고위험이 7배, 주정차된 차량사이나 앞뒤로 뛰는 것은 사고위험이 18배나 높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어린이 보행중 사망률은 10%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0%대"라며 "과속방지턱, 보.차도 경계턱 등 안전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안전보행을 교육하는 것만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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