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입력 2003-03-14 09:17:50

▲성서속의 과학(이광 지음/자유아카데미 펴냄)

옛날 성벽이나 건물벽을 지을 때 돌이나 벽돌을 접합하는데 사용되는 '역청'은 언제쯤부터 쓰였을까. 인간에게 알려진 가장 훌륭한 방수제인 역청의 역사와 관련, 성서의 창세기편은 대홍수 전 야훼가 노아에게 '전나무로 배 한척을 만들어 배안에 방을 여러 칸 만들고 안과 밖을 역청으로 칠하여라'라고 명령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역청은 그 이후 어린 모세를 숨길 작은 상자를 만들 때나 바벨탑을 쌓을 때 방수제로 잘 활용됐다.

이처럼 딱딱하고 재미없는 성서에서 나타나는 과학을 찾아서 알기 쉽게 풀이해 놓은'성서속의 과학'이 이광 계명대 자연과학대 화학과 명예교수에 의해 출판됐다.

대학에서 교양과목인 과학사를 담당하면서 성서 속에 다양한 광물질이 나오는 것에 착안, 성서속의 과학관련 자료를 정리해 대한화학회의 소식지 '화학세계'에 5년간 연재한 것을 보충해 책으로 냈다.

1만4천원.

▲천재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후지와라 마사히코 지음/이면우 옮김)

"새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집을 불 태우겠다".

위대한 수학자 아이작 뉴튼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 아버지가 사망하고 3세가 되던 해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재혼해 가버리자 충격을 받아 어머니와 새아버지를 원망하며 이같은 복수심을 태웠다고 20세때 쓴 자서전에서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57가지의 지은 죄를 고백하고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근대 과학의 완성자로 불리는 그도 수많은 고민들로 번민해야 했다.

편미분 방정식의 핵심이론인 '코시 코발레프스카야의 정리'를 증명한 러시아 출신 수학자 소냐 코발레프스카야. 그녀는 18세때 백러시아 귀족출신과 결혼했다.

향학열에 불타던 그녀는 유학을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귀족출신과 위장 결혼한 것. 남편과 함께 출국했다 가짜남편을 귀국시키고 혼자 남아 공부를 계속하며 천재 수학자로서 인생을 시작했다.

이처럼 이들 2명 외에도 윌리엄 해밀턴 등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위대한 수학자로 평가받는 9명의 좌절과 영광 등 인생역정을 다룬 천재수학자 열전은 일본NHK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해 호평을 받았고 한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게 됐다.

1만1천원.

▲도둑맞은 아이디어(안드레아 페링거 외 지음/김지선 옮김)

골방에 틀어 박혀 기적의 제조법으로 불리는 코카 콜라를 만들어 낸 장본인 존 펨버튼은 한 순간의 실수로 다시 가난에 빠져들었다.

가난을 견디지 못해 코카콜라 회사의 주식지분을 헐값에 팔아 버렸기 때문. 평생을 돈 걱정없이 살 수 있었을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

이 책은 존 펨버튼의 경우처럼 20세기 최고의 아이디어 상품으로 구분되는 17가지를 둘러싼 알려지지 않은 행운과 반전 그리고 부와 명예를 함께 놓쳐버린 세기의 실패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전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은 저자의 사랑을 차버린 남자의 가난한 삶, 지구를 지키는 영웅 슈퍼맨을 창조해낸 두 소년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가 잘못 판단해 만화 '슈퍼맨'에서 원작자로서의 이름이 빠진 이유 등이 실려있다.

뛰어난 재능과 놀라운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 성공의 열매를 맛보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사연과 반대의 이야기들은 흥미를 더 해준다.

1만원.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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