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스타 작가'였다.
11일 오후 여류작가 이불(39)씨가 개인전을 연 이현갤러리에서는 지역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풍경이 연출됐다.
100명 가까운 관객들이 작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다랗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화가들도 인기 탤런트나 가수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이불씨는 "솔직히 외국에서 볼 수 있는 '스타 작가 시스템'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
작가로서 열심히 할 뿐,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일본, 미국 등 외국의 유명 미술관에서 전시계획이 잇따라 잡혀 있을 정도로 '바쁜'작가다.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과 뉴욕 현대미술관의 대규모 전시회 등으로 국제적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작가인 만큼, 솔직하고 담백한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솔직히 저는 무척 '야심'이 많은 작가입니다.
언제나 좋은 작품, 좋은 작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죠. 하루종일 작업실에 틀어박혀 작업 구상을 하고 작업만 합니다".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한다는 것이 그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고통(?)속에 서 나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요즘에도 10년전처럼 발가벗고 쇠사슬을 몸에 감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더이상 쇼킹한 사건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젠 작품에서 보여주는 메시지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솔직히 이번 개인전은 좀 실망스러웠다.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파격적이고 참신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그의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설치작품 한점 없고 조각 4점과 드로잉 10여점으로는 그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진정 세계적인 작가가 되려고 한다면 자그마한 전시회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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