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지킴이-구미문화예술회관 남국진씨

입력 2003-03-13 09:32:22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구미문화예술회관의 남국진(47)씨.

전국의 웬만한 문예회관 직원들은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문예회관끼리의 모임도 있는데다 1989년 이후 15년동안 공연기획 업무만 맡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대형공연기획사나 인기 연극.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 더 유명하다.

국내에서 공연되는 모든 대형공연에는 꼭 참석해 관람하고, 그 공연을 구미에 끌어오기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열성파이기 때문이다.

"연극.뮤지컬을 연간 30여편 정도 봅니다.

괜찮다 싶으면 배우나 기획자를 물고 늘어져 지역의 사정을 설명하고 구미에 꼭 내려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1993년 연극배우 김지숙씨를 2박3일동안 설득, 밝히기 힘든 파격적인 개런티로 구미에 초청, 연극 '로젤'을 5일동안 7회 공연을 했고 이를 전회 매진시킨 이야기는 아직도 못미더워하는 기획자들이 많다.

이런 인연들로 극작가 차범석, 극단 광장 문석봉, 극단 대중 조민, 난타 기획자 송승환씨 등과 깊은 교류관계를 갖고 있고, 난타는 구미에서만 5번의 공연을 갖기도 했다.

"천직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기획일이 재미있고, 공연을 매진으로 마무리 지었을 때의 그 뿌듯함은 말로 하기가 힘듭니다.

또 구미에는 개인 기획자가 없기 때문에 시에서 대형공연을 초청하지 않으면 구미시민들은 괜찮은 작품하나 만날 기회도 없습니다".

사실 이런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품선정부터 초청 설득, 개런티 조정이 끝나면 그 때부터 프로그램과 포스터.전단을 만들어 구미시내 전역에 뿌리고 붙이는 일도 남씨 몫이다.

공단과 학교는 기본이고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모일 만한 곳에는 다 다녀야한다.

그러나 남씨뒤에는 구미시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다.

무엇보다 각종 기획공연을 하는데 남씨는 금액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기획비는 연간 3억~4억원이지만 들쭉날쭉이다.

지난 15년 세월동안 흥행에 거의 실패하지 않은 데다 기획력까지 인정받아 시에서도 예산이 모자라면 추경을 하는 등 남씨만큼은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15년동안 남씨가 기획한 공연실적은 173건 514회에 영화.전시까지 포함하면 249건 690회에 이른다.

올해도 뮤지컬 '풋루스', 악극 '아씨', '명성왕후 앙코르 공연' 등을 추진중이지만 지난해 편당 개런티가 1억원이 넘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건만 되면 정년까지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재미와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기획에서부터 성공적인 공연까지의 팽팽한 긴장감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