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부 물갈이 검찰내부 '희비 교차'

입력 2003-03-12 12:09:15

11일 검찰의 서열파괴형 인사이후 대구고검과 지검은 희비가 교차됐다.

사시 13회인 송광수(53) 대구고검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된 반면 사시 14회인 김영진(54) 대구지검장과 김진환(53) 대구고검 차장이 이번 인상에서 사실상 '좌천'됐기 때문. 이 과정에서 김 지검장은 사표를 제출했고, 김 고검 차장은 '퇴진하지 못하겠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지검장은 11일 오전 인사에서 전주지검장으로 전보 조치되자 마음을 추스린 뒤 오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지검장은 1차장 검사를 통해 "검찰 개혁 상황에서 더 이상 검찰에 남을 명분이 없어졌다. 이번 기회에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된 김진환 고검 차장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김 고검 차장은 11일 인사가 나자 한마디로 "유구무언"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밝혔고, 이어 오후 4시쯤 언론을 통해 부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고검 차장은 "11일 인사후 동기들과 논의한 결과 일단 부임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무원칙하고 절차가 무시된 인사에 승복할 수 없기때문에 검찰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사시 동기인 김 지검장의 사표제출과 관련해선 "차라리 '엉뚱한'곳에 발령을 냈으면 모르겠는데 전주지검장으로 발령내 중간에 그만두기가 어렵다고 판단,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고검 차장은 지난해 서울지검장 재직시 피의자 고문치사 사건으로 대구고검 차장으로 전보 조치됐으며 이번 인사에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옮겨, 법무연수원장으로 승진한 사시 동기 정홍원 부산지검장 휘하에 들어가는 아픔을 맛보게 됐다.

반면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된 송광수 대구고검장은 "기쁘지 않다"는 취임소감을 밝혔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과 2차례 인터뷰 및 간담회를 가졌다. 대구지검 한 검사는 "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됐지만 검사장 두 명이 좌천성 인사를 당해 하루종일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 했다.

한편 평검사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두 세 명씩 모여 이번 인사를 평가하면서 향후 있을 후속 인사 등 파장의 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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