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봉변당한 시장

입력 2003-03-12 12: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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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일) 하루는 아마 정장식 포항시장 개인적으로 일생중 가장 모욕적인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일선 취재기자 경력 15년째인 기자로서도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개인도 아닌 50만 시민의 대표인 시장이 그렇게 심한 욕설과 모욕을 당해야 하다니.... 시위현장에 있던 공무원, 경찰, 기자는 물론 지나가는 시민들까지 대형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욕설을 듣고 깜짝 놀랐다.

시장에게 '×새끼'라는 욕설은 다반사였다.

"시장 아버지 묘를 파고 그곳에 폐기물 매립장을 만듭시다". "정 시장을 ××××× 뒤 불태워 버립시다"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스피커를 타고 몇시간동안 거침없이 쏟아졌다.

시위차량 위에서 마이크를 쥔 사람은 민노총 포항시지부의 한 간부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흥해읍민, 민노총 및 환경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포항시청 앞에서 (주)선그린 폐기물 매립장 확장 반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도로 한방향을 점거한 채 삭발식과 '포항시 환경정책 화형식'을 가졌다.

이어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의 저지로 실패했다.

오후 1시쯤 시청 상황실에서 읍민 대표 10명과 시장간에 면담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또다시 봉변을 당했다.

정 시장이 간략하게 매립장 확장 허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후 2시부터 시작되는 시의회 임시회 참석을 이유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순간 주민 대표 중 한명인 모 시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의자를 정 시장에게 던지려다 직원들에게 저지당했다.

흥분한 시의원은 욕설과 함께 정 시장의 멱살을 잡으려다 또다시 저지당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행동이었다.

한동안 정 시장과 대표간에 욕설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정 시장은 시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개인이 아닌 시민의 대표로서 왜 그렇게 심한 욕설과 모욕을 당하고 있었는지를 시민앞에 설명해야 한다.

또 그렇게 심한 욕설과 비이성적 행동을 한 주민 대표 역시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포항시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하루였다.

임성남(사회2부)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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