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총장 SK수사 "외압" 논란

입력 2003-03-10 12:13:05

SK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검찰에 전화를 한 여당 중진의원이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배용수 대변인은 10일 이와 관련, "민주당 수뇌부가 그런 외압을 행사했다는 자체가 정치인의 본분에 어긋난 총격적 고백이다. 검찰에 대한 이런 식의 간섭이 정치검찰을 만들었으므로 응당 이 총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는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여당중진인사가 직접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총장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 직후 "SK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뒤 검찰수사가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란 보도를 보고 국가경제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해 김각영 검찰총장에게 (내가) 전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 안팎의 우려를 감안해 전방위 수사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국가경제에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총장은 "이와 관련해 SK그룹으로부터 부탁을 전혀 받지 않았고, 당간부들과 의논을 했다"면서 "검찰총장 이외에 수사검사 등에겐 일체 전화를 한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 때 SK가 후원금을 많이 낸 것은 사실이지만 전화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이어 '다친다'는 식의 발언설과 관련해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부인, 외압 차원의 전화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이에앞서 인천지검 이석환 검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SK 수사에 여당 중진 인사와 정부 고위인사의 외압이 있다"며 "혹자는 다칠 수 있다는 얘기를 수사 지휘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9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화자리에서 SK그룹에 대한 수사에 참여하고있는 이석환 검사(인천지검)가 여당중진인사와 정부 고위인사의 압력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검사는 "SK그룹 수사팀에 있다"면서 "변호인이 아닌 외부인의 외압이 있다"면서 외압은 여당중진도 있고 정부고위인사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칠수 있다'는 말이 수사팀에 전달됐는데 이는 인사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이며 그것이 검찰의 현주소"라며 "그런 외풍을 막을 수 있게 제도적으로 신분을 보장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검사는 지난 달 말 인사로 서울지검 형사9부에서 인천지검으로 전보발령(금융감독위 파견)났지만 현재 서울지검에서 SK그룹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 소신껏 수사해도 불이익을 받지않도록 하자는 것이 여러분과 나의 입장"이라면서 "그것은 봐달라는 것일수도 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서 봐달라는 것의 두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그룹 수사와 관련, 검찰에 압력을 가한 여당중진인사와 정부 고위인사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검사의 발언과 관련, 수사책임자인 서울지검 이인규 형사9부장은 "외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신원을 공개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지검의 관계자는 "외부 압력은 검사장과 차장검사를 통해서 수사팀에 전달됐으며 '경제에 위기가 올 수 있으니 수사를 그렇게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면서 "정치권 인사는 당3역급인 민주당 중진이고, 정부 각료는 경제부처 각료로 알고 있지만 현직 여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측의 이같은 언급에 따라 여당중진인사는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 이상수 총장, 정세균 정책위의장 등 당3역 중 한 사람으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최근 검찰인사와 관련, '빨리 인사를 해서 (검찰을)줄세워야한다'는 취지의 강경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긴 한 중진인사가 발언당사자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동교동계 중진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측 인사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난 경제부처 고위관계자가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달라는 선의 얘기가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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