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호박의 행복한 만남".
봄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낮이 길어지고 있다.
활동이 많아지면서 온몸이 나른한 요즈음, 왠지 '몸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훈제된 오리고기와 단호박의 향긋한 만남으로 입맛도 되찾고 건강도 챙긴다면 일석이조의 메뉴가 되지 않을까.
호박은 예로부터 못생긴 채소의 대명사로 홀대받아왔지만 그 영양만은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뛰어나다.
비타민 C와 섬유질, 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심장을 튼튼히 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식품. 임산부를 비롯한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식품이다.
특히 삶아놓으면 속이 오렌지빛을 띠는 단호박은 고랭지 작물로 밤호박이라고도 하는데, 그 맛이 밤과 고구마를 섞어 놓은 듯하지만 밤보다 당도가 좋으며 고구마보다 속이 알차다.
호박과 궁합이 잘 맞는 오리 역시 뒤지지 않는 건강식품. 동의보감을 비롯한 옛 의학책에는 오리가 중풍,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고 그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또 몸을 보양하고 빈혈을 없애며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적어두었다.
오리의 몸 속에는 강한 해독 물질 '레시틴'이 들어 있어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또 고단백 음식으로 산후조리, 허약체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호박과 성인병 예방에 좋은 오리가 만난 '호박오리'는 만들기 위해 들이는 품에 비해 정갈한 모양새가 나온다.
먼저 오리를 약초 연기로 훈제한 후 고기를 잘 저민다.
속을 파낸 단호박 속에 오리고기를 넣고 황토가마에 1시간동안 구워내면 호박오리가 완성된다.
오리고기는 기름기가 많아 그냥 먹으면 느끼해지기 쉽지만 호박 속에 들어갔던 고기는 호박이 기름기를 빨아들여 한층 담백해진다.
샛노랗게 고운 빛깔로 익은 단호박 속은 타박타박한 고구마 맛이지만 여기에 훈제 오리의 향이 배어있어 한층 입맛을 돋운다.
호박오리와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대나무밥. 대나무밥은 5년생 대나무에 찹쌀과 콩, 은행, 대추 등을 넣어 중탕으로 40분 정도 찌면 완성된다.
쫀득쫀득한 찰밥과 은은한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마지막으로 매화차를 곁들이면 어떨까. 호박오리와 대나무밥을 먹고 난 후 포만감을 덜어주고 깔끔하게 뒷맛을 정리해줄 뿐 아니라 운치까지 더하니 잘 어울리는 코스요리이다.
호박오리로 떨어진 기운을 보충하고 매화차로 식사를 마무리한다면 봄철 활력을 되찾는 데에 더없이 좋은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최세정기자
사진협조 : 고야(053-593-5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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