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MBC의 '서울 출신 낙하산 사장' 거부 운동이 노조에 이어 간부진까지 가세함에 따라 대구MBC와 서울MBC간의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구MBC 노조는 이미 수년전부터 서울MBC 출신 간부들의 낙하산식 사장 임명에 대해 거부 운동을 펴왔다.
그러나 간부진의 보직 사퇴 결의에서 보듯 이번에는 강도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또 분권운동본부를 비롯한 민노총과 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극한 갈등도 빚어질 전망이다.
노조측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서울MBC와의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단순한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방송의 서울 종속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민 운동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MBC 노조원은 7일 오전 상경, 서울 MBC에서 투쟁을 벌였다.
대구MBC가 '낙하산식 사장 선출'을 반대하고 나선 배경은 여러가지다.
우선 경영상 독자 경영이 가능하지만 지난 80년 대구MBC가 서울MBC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서울MBC 출신 간부들이 사장직을 독식해왔기 때문. 여기에다 지방분권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데다 서울 MBC도 신임 이긍희 사장을 최초로 임직원 추천제에 의해 선출, 어느때보다 분위기가 우호적이다.
노조측은 "서울 MBC가 재정 보조도 없이 강제 편입된 소유권(주식 51%)만을 근거로 사장직을 독식하고 편성권을 갖는 것은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사장 선출 방식을 바꾸지 못하면 향후에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펴고 있다.
한편 부산MBC의 경우 임직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89년부터 서울 MBC가 부산 임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 인사들로 사장을 선임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서울MBC측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구MBC 주장을 받아 들인다면 타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은 자사 출신 임직원들의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소 언론개혁의 목소리를 높여온 서울MBC노조도 이 문제에 있어서만은 밋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MBC가 계열사 사장단 선출과 이어지는 임원 인사를 7일에서 8일로 연기한데다 신임 이 사장도 '뚜렷한 반대 입장'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어 대구MBC의 '낙하산 사장 거부 운동'은 어느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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