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당일인 지난달 18일 수사 지휘 시간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또 참사 당일 현장에 있었다는 한 제보자는 검경 모두 애초부터 수사지휘와 현장보존을 제대로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경찰 증언 = 5일 오후 2시20분 경찰 수사본부에 도착한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검사가 현장에 18일 오후 8시쯤 나온 것이 맞느냐"고 경찰에 물었다.
대구경찰청 조두원 수사과장은 "인명 구조 등으로 검사 지휘를 받고 말고 할 정신이 없을 정도로 현장이 긴박해 검사를 볼 수 없었다"며 "검사 지휘 아래 감식한 것은 오후 8시 직전이었다"고 답했다. 대구경찰청 유광희 청장은 "검사가 현장에 몇 시에 왔는지는 잘 모르나 오후 8시 정도에 검사 두 사람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 주장 = 같은 날 오후 3시40분쯤 조사단을 맞은 대구지검은 관련 질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18일 오후 2시쯤 형사5부장과 검사가 사고 현장에 나가 공안과 직원을 통해 중부경찰서장을 만나 사고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한 뒤 돌아왔다는 것. 이 때는 대구경찰청장이 행자부장관을 영접하러 공항으로 가 검사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또 오후 4시40분쯤에는 검사 2명이 다시 현장에 나가 국과수 요원들이 올 때까지 현장보존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사와 경찰관이 서로 얼굴을 몰라 지휘 시간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제보 = 사건 당일 종일 현장에서 지휘부와 함께 있었다는 이 제보자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30분쯤 시신 수습작업이 시작됐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때 소방대장이 조해녕 시장에게 시신이 100구를 넘는 것 같아 수습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놀란 기색으로 비서에게 중부경찰서장을 부를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중부서장은 행자부장관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자 조 시장은 버럭 화를 냈다. 결국 오후 4시50분쯤 사고 현장 인근의 현장지휘소에서 시장.의사.소방대장, 중부서 경비과장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 중 시장은 시신 수습과 차량 이송 등을 위해 검사 또는 검찰 고위간부와 통화하는 것 같았다. 중부서장은 이때쯤 왔다.
하지만 이 자리에 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을 방문 중이던 한나라당 국회의원 7명은 맞은편 사무실에서 자체 회의를 갖고 있었다.
오후 5시30분쯤 시장.소방대장.중부서장 등이 차례로 언론에 현장 상황을 브리핑했다. 이때 국내외 기자들이 현장 방문을 요구하자 시장은 언론사별로 1명씩 현장 방문을 허락했다. 그 20여분 뒤 국회의원.수행비서.시장 등 20여명도 사고 현장에 5분 정도 머물렀다. 이들이 올라온 뒤 30명 이상의 기자들이 현장에 들이닥쳤다.
이때 이미 현장은 훼손됐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 지휘와 현장 보존을 제대로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리 = 검사의 현장 지휘 시간이 문제되고 있지만, 제보자의 증언을 보면 지휘 여부에 관계 없이 현장은 이미 오후 5시30분쯤 훼손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부분 경위가 자세히 밝혀지는 것이 못잖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차 이송 처리에 대해서는 수사 주체간에 이견이 없다. 사고 당일인 18일 오후 8시30분 국과수 감식팀이 "사고 현장에 전력 공급이 안되고 조명이 어두워 사체 감식이 불가능하다"며 전동차 이송 의견을 내자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견인을 지시했다. 두 전동차는 각각 18일 밤 9시35분과 19일 새벽 0시쯤 견인이 시작돼 한 시간 정도후에 월배차량기지에 도착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