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섬유소재가 환경산업을 만났을때".
대구의 중소 섬유업체인 (주)보우가 산업용 섬유를 이용해 해양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찌꺼기)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펠트 탈수기'를 3년의 연구끝에 최근 개발, 700~800억원대 규모의 국내 탈수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우는 국내 유일의 펠트 제조회사로 이름난 업체.
폴리에스테르, 면, 울 등 각종 섬유소재를 촘촘히 바느질해 6~20㎜의 다양한 두께로 만드는 펠트는 수십t~수백t의 기계 압력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원상회복력도 빠른 최첨단 산업용 섬유로 옷감을 다림질하거나 축소 또는 윤을 내는 가공기계의 핵심 부품으로 쓰이고 있다.
보우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슬러지와 물을 분리하는 탈수기에 펠트와 유사한 압축벨트가 주요 부품으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 슬러지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펠트 탈수기 개발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탈수기 용도에 맞춰 새로 개발한 펠트는 바늘구멍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높아 물과 슬러지의 완전 분리가 가능하고, 흡수력이 뛰어나도록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을 주로 사용해 모노 필라멘트로 만들어지는 기존의 압축 벨트보다 5~10%이상 물을 많이 빨아들여 슬러지의 무게를 20~40%이상 줄일 수 있다.
보우의 펠트 탈수기 개발엔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밀도와 흡수력은 높였지만 접착력이 강한 펠트에 슬러지가 자꾸 달라 붙어 제품 상용화가 불가능했다.
이 회사가 물방울과 펠트의 접촉각을 최대화 해 표면장력을 최소화하는 특수코팅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절대 그만둔 적이 없습니다.
무려 50여억원을 투자해 제품 개발에 성공했죠".
보우 김복룡 대표가 펠트 탈수기 개발에 인생을 걸었던 이유는 이 제품이 날로 심각해지는 해양오염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장성도 무한했기 때문.
환경부에 따르면 2001년 말 현재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슬러지는 모두 200만t에 이르고 있지만 이중 재활용되는 슬러지는 12만t에 불과하다.
해마다 100만t 이상의 슬러지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고 이에 따른 물류비용만도 1천억원에 달해 보우의 펠트 탈수기가 상용화될 경우 200~400만t에 이르는 무게 감소와 200~400억원에 이르는 경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것.
슬러지에 의한 해양 오염 정도가 도를 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72개 국가가 가입한 런던협약(세계 해양오염 방지조약)은 지난해 정기 회의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슬러지 투기량의 동시 축소에 들어가기로 합의, 펠트 탈수기의 해외 시장성도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우는 지난해 1월 NT마크(산업자원부의 신기술 인증제도)를 획득한데 이어 올 초부터 대구 신천, 성서를 비롯 진주, 포항 등 전국 6곳에서 신제품 시범 운전에 들어갔고, 최근엔 성서 인근에 기계공장까지 마련해 제품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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