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작가 이불 개인전

입력 2003-03-05 09:22:12

국내 386세대 작가중 가장 인정받는 작가를 꼽으라면?

여류작가 이불(39)씨를 선두주자로 꼽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외국의 유명 미술관, 갤러리들이 앞다퉈 초대할 정도여서 국내에서는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려운 작가다.

그가 11일부터 4월5일까지 이현갤러리(053-428-2234)에서 개인전을 연다.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조각 4점과 몬스터(monster) 드로잉 10여점이 전시된다.

그의 시점은 미래형이다.

21세기형 비너스를 보는 듯한 사이보그 토르소(torso·팔 다리 머리 없는 몸통) 등과 여성의 몸을 기형적으로 왜곡시킨 몬스터 시리즈가 그의 최근작. 페미니즘을 바탕에 깔고, 미래사회를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깊이 받은 듯한 작품들이다.

"몸, 특히 여성의 몸은 모든 사회, 역사, 문명과 문화의 사이트(site·만남의 장소)로서 발언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죠". 그가 예전부터 즐겨 표현한 낙태 출산 기형 유기체 사이보그-몬스터 등의 작품 주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얘기였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불씨는 80년대 후반 여성의 신체를 무기(?)삼아 자신의 벗은 몸을 천장에 매달거나 괴물형상의 조형물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줬다.

그후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98년 휴고보스 미술상, 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갤러리측이 개인전을 유치하는데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하니 한번쯤 기대해볼 만 하다.

11일 오후 4시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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