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지하철 시스템 전동차 사고처리요원 상주

입력 2003-03-04 13:08:35

대구지하철 참사 후 인터넷 등에는 선진국 지하철의 안전 시스템을 소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경험담이 화제로 부상했다.

경북대 자연과학대 김사율 교수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덴마크 코펜하겐 지하철 탑승담을 소개, "선로 왼쪽에는 재난 때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는 비상로와 비상구가 구간 전체에 연결돼 있었다"고 주목했다.

김 교수는 또 객차 사이의 문이 전부 열려 있고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으며, 전동차 탑승 대기선에는 투명 플라스틱 막이 설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 막은 승강장에 도착한 전동차 출입문이 열리면 문 크기만큼만 함께 열려 선로 추락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유럽·동남아를 여행했다는 황기석(26·대구 다사읍)씨 역시 싱가포르 지하철에서 본 투명 플라스틱막을 인상 깊게 얘기했다.

황씨는 "이번 사고로 화재 등에 대한 경계심은 높아졌겠지만 자살 등 또다른 사고에 대한 대비책 역시 대구지하철에는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고 원인 분석을 통해 화재 예방에만 치우치지 말고 종합적인 안전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

호주에서 3년간 살다 온 박지영(23·대구 상인동)씨는 "지상 구간과 지하 구간을 이어 달리도록 전동차를 운행하는 호주에서는 좌석 맞은편에 눈에 잘 띄는 큰 글씨의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고 했다.

야간 또는 어둠 속에서의 대피방법, 비상코크 사용법, 전동차 내 소화기 사용법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는 것. 박씨는 역 구내와 전동차 등에 경찰관 또는 순찰요원이 늘 상주해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 또는 신속히 처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변은영(27·경북 구미)씨는 "미국 뉴욕 지하철에는 별다른 화재 예방책이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번 대구 참사 뒤 뉴욕시장이 세계 제일 안전한 지하철이라고 뻐겼지만 변씨 눈에는 차지 않더라는 것. 변씨는 "대구지하철의 역사는 아직 일천한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각종 안전사고 예방책을 마련해 거듭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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