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소리를 찾아서

입력 2003-03-04 09: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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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는 공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5일부터(밤 12시) 특별기획 5부작 다큐멘터리 '소리'를 방송한다.

'소리'는 우리 시대에 마지막 남은 무당.기녀.소리광대 등 일생의 공이 녹아든 소리를 간직한 명인들과 그들의 소리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물이다.

KBS '국악 한마당' 등 전문 국악 PD들이 6개월에 걸친 현장취재를 통해 복원해냈다.

5일 방송되는 제1편 '죽은 자를 위한 산 자의 어머니, 채정례'는 전남 진도 씻김굿의 유일한 현존 계승자인 채정례(77) 선생의 삶과 소리를 조명한다.

진도 씻김굿은 춤과 음악 및 연희로서 전통 예술의 대표격이 되었으며 학술적으로도 가무악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정작 진도에는 씻김굿이 사라져 가고 있다.

굿을 요청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씻김을 제대로 할 무녀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도 굿을 찾는 이들은 채정례의 굿판을 기다린다.

늘 "내 굿은 멋이 없어라이"라고 말하는 그는 남편 함인천의 징과 조카 강정태의 장고로 죽은 자의 잔치에서 산 자를 달래는 소리를 풀어낸다.

2편 '화려한 시절의 고독한 광대, 한승호'(6일)에서는 서도소리의 마지막 거두인 한승호(79) 선생의 삶을 소개한다.

그는 평생을 여행하며 '광주판 서편제'라 불리는 대가 김채만 선생의 소리를 찾아냈다.

현재 서울 정릉에 변변한 제자 하나 없이 은거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그는 "캄캄한 밤 혼자서 산길을 가는 심정"으로 자기만의 소리를 개발했다.

3편 '잊혀진 가문의 마지막 중고제, 심화영'(7일)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청송 심씨 일가의 예술의 맥을 잇는 마지막 인물인 심화영(89) 선생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는 중고제의 대가인 아버지 심정순, 가야금 산조와 병창에 탁월한 사촌오빠 심상건, 친오빠 심재덕, 가야금 산조와 소리로 이름난 언니 심매향 등 타고난 소리꾼 가문의 맥을 잇는 마지막 예인이다.

일제시대 때 축음기 음반을 가장 많이 냈다는 청송 심씨 가문. 심화영 선생은 심재덕의 딸인 가수 심수봉의 고모이기도 하다.

4편 '강산제일의 구음, 김수악'(13일)에서는 진주검무로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교방굿거리춤으로 경남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은 김수악(78) 선생을 소개하며 5편 '다도해의 제사장, 정영만'(14일)편에서는 통영 세습무의 마지막 계승자인 젊은 명인 정영만(47)씨를 소개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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