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추모공연제 주최 조성진씨

입력 2003-03-03 09:32:34

"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유가족들에게는 어떤 것도 위로가 되기 않겠지만 그들에게 아직도 사회가 따뜻함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동성로 대구백화점 광장에서 지하철참사 전국추모제를 주최한 판토마이미스트 조성진(47.거리문화시민연대 대표.한국마임협의회 회장)씨는 "이번 추모제가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행사는 불과 이틀만에 급조된 것. 사고가 난 뒤 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인 권상구씨가 추모제 아이디어를 냈다.

밤새워 직접 걸개그림을 만들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지'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6일공연을 계획했지만 우선 이틀 공연 프로그램만 짠 채 공연에 들어갔다.

"대구예술인들의 선의와 지난 몇 년동안 거리문화운동을 펼쳐오면서 쌓인 노하우를 믿고 시작했습니다".

'더 쇼 머스트 고우 온(The Show Must Go On)'.

공연은 그의 말처럼 계속됐다.

서울을 비롯, 부산.인천 등 지하철이 있는 도시에서 활동하던 지하철 예술진흥원 멤버들이 많은 공연을 취소하고 대구로 달려왔고, 출연신청도 잇따랐다.

도드리국악단, 판소리 명창 이명희씨, 대구국악협회가 같이 공연을 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일부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노래 한곡, 몸짓하나, 한 마디의 연주에 숙연한 분위기가 됐다.

"돌아가신분들에게는 원통한 일이지만 그 분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예술인들의 몫입니다.

슬픔은 그 응어리를 분출시킬때 줄어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분출은 문화를 통해서만이 건전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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