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세계를 처음 만들 때는
아무데도 길을 내지 않았다
그래야 너희들이 스스로 내리라
이 그럴듯한 덫에 걸려서
사람들이 기를 쓰고 길을 내는 바람에
세계는 길 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가면 게가 어딘가
모두 가기만 할 뿐
아무도 돌아온 적이 없는 길
그게 길인지 아닌지 몰라서
사람들은 또 새로 길을 낸다
언제나 실종의 확인으로만 그치는 노역이
세계를 온통 상처내고 있는 길
- 이형기 '길' 일부
히말라야 자락에 인도의 '라다크'가 있다.
천년 넘게 검소한 생활과 협동으로 공동체를 이뤄온 평화스런 마을이다.
풍족하진 않지만 아무도 가난하다고 느끼지 않는 이곳에 개발의 바람이 분 것이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탐욕스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개발 프로젝트는 쓰고 있다.
발전과 진보의 길이란 결국 서구사회처럼 사회적 생태적 재앙을 초래하는 길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것이 인간이 만드는 발전의 길이다.
권기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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