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타군단' 삼성 새내기들

입력 2003-02-26 12:15:29

"삼성의 지명을 받을 때만 해도 날아갈듯이 좋았죠. 하지만 곧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와이에서 스프링 캠프 중인 프로야구 대구 삼성라이온즈의 신인 2루수 강명구는 지난해 명문 구단의 프로 선수가 된 기쁨도 잠시, 두터운 '스타 군단'의 벽을 느껴야만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스며든 것이다.

이는 강명구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감이다.

특히 주전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구 삼성의 신인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들이 '바늘 구멍'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까?

1군으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치는 2군 선수들이 많은 현실에서 강명구, 곽용섭, 조동찬, 이태호, 김현수는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2, 3년후 1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타자들이다.

그들 모두는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뛰며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에는 대타나 대주자로 1군 경기에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며 올 시즌 후 이승엽의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서서히 닥치게 될 세대교체의 주역들이다.

청원정보고 출신의 고졸 신인 외야수 곽용섭(188㎝, 98㎏)은 지난해 말부터 김응룡 감독이 이승엽의 뒤를 이을 '차세대 거포'로 낙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팅 감각과 파워가 뛰어나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외야수로서 발이 빠른 편이 아니어서 나중에 1루수로 변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곽용섭은 25일 하와이 한스 로렌지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볼넷 2개, 우중월 3루타를 기록했다.

곽용섭의 가능성에 대해 김일권 주루코치와 히로타 인스트럭터 같은 이들은 "잠재력은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먼, 평범한 기대주 중의 한 명일 뿐"이라고 신중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곽용섭은 "프로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한다.

열심히 해서 승엽이 형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탐라대 출신의 신인 강명구(181㎝, 70㎏)와 공주고 출신의 프로 2년차 조동찬(180㎝, 80㎏)은 재치있는 타격 감각과 빠른 발을 지닌 선수들이다.

2루수로 주전 박정환의 백업 요원이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강동우, 박한이가 이끄는 삼성의 기동력에 추가로 얹히는 엔진들이다.

강명구는 23일 기아와의 연습경기에서 4타수3안타(도루1개), 25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조동찬은 기아,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7타수2안타(도루1개)를 기록했다.

선배들로부터 체력을 너무 소진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을 정도로 열심인 강명구는 약한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

경동고 출신의 2년생 외야수 이태호(180㎝, 72㎏)와 신일고 출신의 2년생 김현수(186㎝, 86㎏)도 타격 감각이 좋다.

이태호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수비 범위가 넓어 실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김현수보다 높다.

이태호는 연습경기에서 5타수 1안타, 김현수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강명구와 마찬가지로 체력을 더 길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이들 모두는 지난해 제주도 훈련 이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본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2, 3년 이후 주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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