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는 총체적 부실

입력 2003-02-26 12:27:02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은 종합 사령실과 기관사의 미숙하고 무책임한 현장대응으로 총체적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속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국가적인 재난관리시스템을 선진국처럼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는 물론이고 국민모두가 안전불감증과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다.

이는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 등 수많은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이같은 대규모 재난은 관리부실, 안전수칙 미준수, 부주의 등 사소한 잘못에서 비롯되었다.

몇몇의 잘못된 판단과 착오로 인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유가족들은 심각한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수많은 대형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의식과 안전문화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대형사고가 날 때 마다 안전대책을 외쳐대지만 시간이 지나면 헛 구호만 요란한 채 실질적인 안전장치 마련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안전에 대한 무신경과 인명경시풍조는 언제든지 이런 참사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성장일변도에서 벗어나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대형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항상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야 할 것이며 학교에서는 사회생활에서의 안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특히 위험과 재해예방을 위한 과목을 교육해 나가야 될 것이다.

직장에서는 안전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물질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인명을 존중하는 인간중심의 가치관이 필요하며 대충대충이나 적당히 등 비합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결과보다는 과정과 절차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필요하겠다.

노수문(경기 부천시.가스기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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