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러 이라크전 저지 막판 외교전

입력 2003-02-26 11:59:14

미국, 영국, 스페인이 새 이라크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가운데 25일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막바지 외교전에 돌입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6일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 스페인이 제출한 새 결의안 통과를 저지하고 독.불.러 3개국이 제안한 사찰강화를 통한 평화적 무장해제 관철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독일 언론은 보도했다.

특히 슈뢰더 총리가 26일 방문해 회담을 마친 뒤 당일 중에 바로 귀국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양국이 유엔 안보리 표결 대책 등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조율하기 위한 긴급 회동 성격이 짙다고 독일 언론은 지적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강력 지지하는 입장인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를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독.불.러 3개국의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시라크 대통령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취소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일본방문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는 프랑스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베를린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슈뢰더 총리와 만찬을 겸한 회담을 하고 안보리가 새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25일 영국을 방문, 토니 블레어 총리와 잭 스트로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3국은 그동안 정치.외교적 노력을 통한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 이들 3국은 또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이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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