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프로 우리시대-태아알콜 증후군

입력 2003-02-26 09:47:08

'태아가 술을 마셨다면'.

MBC 시사프로그램인 '우리시대'는 27일(오후 7시 20분) 술마시는 엄마 때문에 선천성 기형을 안고 태어난 이들이 평생 겪어야 하는 고통을 담은 '태아에게 술은 독이다'편을 방송한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노지숙씨는 1.6㎏의 미숙아에다 얼굴 윤곽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기형으로 태어났다.

지숙씨의 병명은 '태아알콜 증후군'. 지숙씨의 어머니가 임신중 술을 많이 마신 탓이다.

다행히 좋은 가정에 입양돼 아홉 차례나 성형수술을 받은 끝에 보통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갖게 됐지만, 지숙씨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만성 알콜 중독증으로 입원한 생모를 찾아간 지숙씨의 입에선 생모에 대한 깊은 원망의 외침이 튀어나온다.

여덟살인 해수 역시 태아알콜증후군을 앓고 있다.

척추와 종아리가 굽은 채 태어난 해수는 현재 사시에 자폐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임신 중에도 하루 한 컵 이상 술을 마셨다는 해수 엄마는 아이가 태어난 후 죄책감으로 술을 끊었지만 그것은 너무 늦은 후회였다.

작년 한해 우리 국민들의 일인당 음주량은 소주 59병 이상. 특히 여성의 음주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세다.

태아알콜증후군은 임신 중 심한 음주에 의한 극단적인 결과이지만 의학계에서는 비록 적은 양의 음주라도 특히 임신 초기에는 심각한 태아기형을 유발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시대'는 또 앞 못보는 남편과 말 못하는 아내의 감동 스토리를 소개한다.

강원도 영월에 사는 김호수씨 부부. 남편은 앞을 보지 못하고 그의 아내는 청각장애로 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의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고 아내는 남편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남들은 도대체 두 부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기가 막힌다고들 하지만 두 부부는 벌써 30년째 서로의 눈과 귀가 되어 살고 있다.

부부 사이의 대화도 가벼운 말다툼도 손짓으로 밖에 할 수 없지만 그들의 모습은 젊은 신혼부부들 못지 않게 정답다.

결혼 11년 만에 낳아 단칸방에서 애지중지 키운 외아들이 대학에 가면서 둘만 남겨지게 된 부부. 그래서 이들 장애인 부부의 정은 애틋함을 더해간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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