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대와 전망
북한 핵위기를 둘러싼 미묘한 시점에 노무현정부가 새로 출범한다.
미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은 한국의 신정부 출범으로 동북아시아 지역 평화에 기여를 해주길 기대하는 등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한미 양국은 북한 핵위기를 둘러싼 정책 이견, 반미-반한 감정심화 가능성 등으로 동맹관계에 대한 우려가 이는 미묘한 시점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출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한국에서 새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강조했던 전통적인 한미동맹 관계 대신 이번엔 한미동맹관계의 재조정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한미양국은 일단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은 5월초가 유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미 동맹의 기본틀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여러 현안의 해결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미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한일 양국간의 우호협력 관계에는 당장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본 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 대통령이 25일 취임식 직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맞아들여 회담을 갖기로 한 점은 한일 협력관계를 상징하는 정치적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출현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분야로까지 확대해 바라보면 일본내에서 반드시 밝은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 문제를 보는 일본의 시각은 한반도문제는 일본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문제를 일단락지으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안이 상정될 경우, 한국이 이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여부가 한미, 남북관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중국=중국 입장에서도 경제성장을 위해 동북아 안정이 절대 필요하다.
만약 한국에서 보수 강경파가 득세를 하고 이들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북한을 압박할 경우 동북아 안정은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 유권자들이 햇볕정책을 선호하는 노무현 후보를 선택한 것을 반기고 있으며 노무현 당선자와의 정상회담 성사를 고대하고 있다.
중국은 또 친미에서 벗어나 미국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있다.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최근 노무현 당선자가 북핵위기 해결을 위해 주변국들에 파견한 북핵 특사들에 대한 예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노 당선자의 북핵 특사를 만나주지 않았지만 장쩌민주석과 첸치천(錢其琛) 부총리 등은 이해찬 특사를 극진히 대우했다.
◇러시아=러시아는 실제 앞으로 한반도 주변 4강에 똑같은 비중을 두겠다는 노 당선자측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노 당선자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 정책인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주변 4강 외교를 강화할 뜻을 밝힌 대목이 한반도 평화의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러시아 이해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일방적 친미 성향을 보였던 역대 한국 정권들과 달리 노무현 정부는 외교 정책에 상당한 독자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돼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 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시베리아 및 이르쿠츠크 석유·가스 개발 등 굵직한 경제 숙원 사업들의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의 추진에는 북한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한국에 친미성향 정권이 들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유럽연합(EU)=한국과 수교한 지 올해로 40주년이 되는 EU는 또 노무현 신정부 출범을 맞아 그 동안의 유대관계를 토대로 한국과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협력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유럽연합이 한국의 새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EU는 지난달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 북-미 사이의 중재역을 자처하며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하비에르 솔라나 EU 공동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최근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EU가 이처럼 북한 핵 위기 해결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세계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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