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서 전주 8개 쓰러져

입력 2003-02-25 12:17:54

대구지하철 참사 일주일도 안돼 대구지하철 2호선 공사 구간에서 또 대형사고로 연결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후 3시30분쯤 대구 내당4동 광장코아 앞 지하철 2-6공구에서 이 구간 공사업체의 최모(34)씨가 크레인을 접지 않고 기중기를 모는 바람에 전선과 통신케이블이 크레인에 걸려 도로 가에 세워져 있던 전주 8개가 잇따라 쓰러졌고, 가로등 3개와 신호등 1개 등이 파손됐다. 또 운행중이거나 주.정차돼 있던 차량 10여대가 파손됐고 놀란 임신부가 119 구급차에 실려갔으며 버스 승객 수십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전선이 끊어지면서 주변 수백 가구와 상점 등에 약 4시간 동안 정전됐으며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회사원 김화섭(33.대구 내당4동)씨는 "차 앞에 전주가 쓰러져 급히 대피했으나 순간 불꽃이 튀었다"고 했고, 백은영(29.대구 대명동)씨는 "전선이 출렁이더니 전주가 바로 쓰러졌다"고 했다. 사고 발생 후 경찰관.소방대원, 한전 직원 등은 아파트로 들어가는 2만2천900V의 고압 전류가 누전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3시간 동안 정리 작업을 벌였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대참사에 이어 건설 공사장에서까지 또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며 매일신문사 등으로 확인 전화를 하는 등 불안해 했다. 류만하(69.대구 이현동)씨는 "너무 암담하다. 이래서야 어디 마음놓고 살겠느냐"고 개탄했다.

경찰은 크레인 운전자 최씨와 시공업체 안전관리담당자 임모(35)씨를 입건, 크레인 장비를 접지 않고 운전하게 된 경위 등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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