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대책위 추모 게시판-"우리 모두가 죄인...절대 잊지 맙시다"

입력 2003-02-24 13:34:54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와 우리 가족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드는 간사하고 이기적인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게 죄스럽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가슴 아파하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이 일을 잊게 될까 너무나 두렵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대구지하철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지난 22일 개설한 홈페이지(http://www.daegusubway.or.kr)의 추모게시판에 오른 유정아씨의 글이다.

이 게시판은 지금 전국의 시선을 모으면서 애달픈 마음들을 서로 쓰다듬어 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짧은 순간 어둠 속 지하에서 죽음과 맞닥뜨린 귀중한 목숨들,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먼길을 떠나느라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고통없는 곳에서 행복하시길... 명복을 빈다"고 썼다.

"이번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 부디 행복한 곳으로 가길 빈다"고 적은 ID '국화꽃 한 송이'는 결국 "슬프지만 유족들은 힘을 내 썩어빠진 정치와 대구지하철 관련자들, 유골 확인 안하고 물청소한 사람들을 잡아내야 한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한 유가족은 "이번 참사를 우리는 절대 잊어서 안된다"며 "앞산이나 팔공산에 추모비를 세우면 우리는 몇달만에 이 참사를 잊어 버릴 것이다.

사고 지하철 역 도로에 추모비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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