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참사가 취임 8개월째인 조해녕 대구시장에게 최대 시련이 되고 있다.
대구시정 최고 책임자이자 사고수습 대책본부장인 조 시장으로서는 비판 여론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
인터넷에는 이미 조 시장과 대구시에 대한 따가운 비판과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사건 발생 사흘만에 책임까지 거론하는 글이 수백건 검색되고 있다.
'조 시장이 시정 책임자라는 것 말고는 잘못한 게 뭐 있느냐'는 옹호론도 없잖지만 그건 극소수.
더욱이 "지하철역 폐쇄회로 TV 화면을 확인케 해달라"고 거세게 요구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 시장이 지난 19일 "나도 바쁜 사람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보도가 있은 후 인터넷에 올려진 그에 대한 비판은 원색적인 수위로 치달았다.
이때문에 대구지하철과 조 시장의 묘한 인연까지 새삼 거론되고 있을 정도. 민선시장 선거 출마 덕분에 지난 95년 4월28일의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책임은 모면했었다.
조 시장은 관임 대구시장으로 근무하다 첫 민선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앞서 3월30일 사직했고, 28일 뒤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때문에 석달짜리 관임 시장으로 부임한 이종주씨(임기 4월1~6월30일)가 수습을 맡아야 했다.
그 후 선거에서 조 시장은 낙선,사고 뒷처리 부담을 면할 수 있었다.
조 시장은 대형 재난 방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시장 선거 낙선 후 상인동 폭발사건과 성수대교 사건을 본 뒤 그 해 11월 (재)한국재난연구원을 설립, 초대원장을 지냈다.
YS정권 당시 내무장관으로 입각했다 물러난 뒤 원장으로 복귀할 정도로 이 단체에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지하철과의 거듭된 악연으로 이번 사건의 최고 책임자가 돼 시민들의 드센 비난 속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까지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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