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동 사고'이어 이번에도 봉사-서순희씨 가족

입력 2003-02-22 13:25:36

"따뜻한 밥 한끼가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합니다".

21일 오후 4시쯤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는 대구 시민회관 한쪽에서는 서순희(48·여·대구 화원읍)씨가 딸 노예준(22)씨와 함께 금방 비워져 돌아온 큰 밥양푼이를 씻고 있었다.

이번으로 지하철 사고 유가족 봉사에 두번째 나선 것.

서씨는 101명이 희생된 1995년 4월의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때는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도왔다고 했다.

"어린 자식을 잃고 울부짖다 실신하는 부모들을 보며 나도 얼마나 울었던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금방 고이는 눈물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디다.

애끊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8년만에 또 봐야 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인연인지...".

서씨에게 그때와 달라진 점은 이번엔 딸과 함께 봉사에 나섰다는 것. 오전 7시에 와 하루 종일 밥 앉히고 설거지해야 하지만 딸도 불평없이 손만 바쁘게 놀리고 있었다.

"어머니를 따라 가끔 봉사해 왔지만 이번처럼 가슴 저민 적은 없었습니다.

유가족들을 보는 순간 눈물부터 났습니다".

어머니 서씨는 1992년 대구 화원읍에서 마음 맞는 4명의 동료와 함께 봉사대를 만든 후 1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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