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가속기 4월 시설부지 최종 결정

입력 2003-02-22 09:48:40

최첨단 국가과학기술 분야의 기반이 되는 양성자가속기의 설치와 운영을 지원할 유치기관 공모시한이 이달 말로 끝난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군 등 지자체와 대학 등 20여 곳이 이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양성자가속기는 경제적으로 1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공학, 반도체산업, 나노기술 등 차세대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는 유치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28일까지 최종사업 계획서를 제출 받아 3단계의 심사를 벌인 뒤 4월 말 부지를 최종 결정한다.

세곳의 후보지를 두고 부지선정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소장 손동철 물리학과 교수)도 이달말 유치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어떤 분야에 응용되나

양성자가속기는 원자의 중심핵을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눠 이 양성자를 가속시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장치다.

이때 가속되어지는 양성자의 에너지에 따라 응용되어지는 분야가 다르다.

양성자를 초당 500㎞(약 1keV)로 가속해 물질에 부딪친 후 물질표면의 분자 혹은 원자가 떨어져나오는 원리를 이용하면 극미세나노가공이 가능하다.

양성자를 초당 5천㎞로 가속하면 물체의 표면을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

또 초당 26만㎞(1GeV)로 가속해 물체에 부딪치면 원자핵이 부서져 양성자와 중성자 이외에 많은 소립자가 만들어진다.

중성자는 다른 방사선이 투과하지 못하는 두꺼운 물질도 잘 투과하고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않아 빔이 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물질의 내부구조를 밝혀내거나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할 수도 있다.

◇지역에 미치는 영향

양성자기술 개발사업은 과학기술부가 2012년까지 국비로만 1천30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양성자가속기가 본격 가동되면 4천600여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유발시키고 다른 첨단산업단지를 잇따라 유치할 수 있는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규모로만 본다면 포항 방사광가속기의 9배 규모.

특히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분야의 전문인력 고용 창출효과가 매우 크다.

양성자가속장치를 중심으로 한 연구, 교육, 산업 분야를 이끌어갈 최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은 유치지역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지므로 지역사회발전과 지역의 사회복지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최병호 단장은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한 산업이 활성화되면 장치개발분야에서만 연간 5천200만 달러의 수입대체효과와 1천만 달러의 수출효과, 그리고 빔이용 및 응용에서 연간 6억1천만 달러의 수입대체효과와 2억5천만 달러의 수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현황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세계 각국의 양성자가속기 개발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영국·스위스·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선두주자인 미국·일본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본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1천335억엔의 예산을 투입해 J-Parc(Japan Proton Accelertor Complex)사업을 추진중이다.

한국의 양성자가속기 사업과 비슷한 이 사업은 반양성자 실험도 곁들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자체실험 뿐만 아니라 세계최고 수준의 원격지 기반 중성미자 공동실험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공동실험은 현재 유럽공동체의 공동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가동중인 스위스CERN(유럽입자물리공동연구소)의 반양성자가속기와 이탈리아간의 중성미자 실험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6개 에너지관련 국립연구소가 참여한 SNS(Spallation Neutron Source) 사업을 1997년부터 추진중이다.

미국 에너지성은 약 14억달러(1조6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06년까지 가속기 기술개발을 완료, 중성자과학에 응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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