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사망.실종자 유가족들이 수사결과 사고가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은 살인행위임이 드러났다며 분노하다 못해 허탈해하고 있다.
유족들의 분노는 희생자의 대부분이 발화 전동차가 아닌 맞은편에서 진입한 열차에서 나온데다, 경찰조사에서 허술한 지하철 안전관리 및 재난대비 태세와 종합사령팀과 기관사의 과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촉발되고 있다.
한 유족은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듯이 1080호 기관사가 사고당시 제때에 적절한 대응조치만 취했어도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기관사가 사고 직후 승객의 생명은 아랑곳 없이 마스터키를 빼 문이 닫힌 전동차를 버리고 먼저 대피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흥분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 가운데 김대윤씨는 "파티마 병원에 있는 생존자.부상자와 면담한 결과에서도 연기가 나는데도 대곡행 전동차가 무리하게 진입했으며, 문을 열자마자 바로 다시 문을 닫아 결과적으로 대피를 어렵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기관사의 팔을 붙잡고 전동차 문을 나섰다는 생존자까지 면담했다"며 "이는 미리 문을 열고 대피시켰더라면 사상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기관사가 다른 승객보다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종자 김종석(22.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씨의 아버지 김대율(52)씨는 "종석이는 체육과 동기 4명과 전동차 맨 마지막칸에 탔다가 변을 당했다"며 "키 1m80cm가 넘는 건장한 청년 4명이 탈출을 못해다는 얘기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종석이의 이동전화는 10시29분 완전히 꺼졌다"며 "이동전화 회사에 물어보니 전화기가 완전히 타면 꺼진다고 말해, 많은 승객들이 전동차안에서 탈출도 시도해보지 못하고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또 "난연성 재료를 사용해야 할 지하철에 버젓이 가연성 재료를 사용해 대형참사를 야기했고, 폐쇄회로를 통해 화재사실을 즉각 알고 적절히 대응했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참사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은 살인행위"라고 분노했다.
유족들은 이번 참사가 비록 방화범에 의해 비롯됐지만 화재 이후 지하철공사 종합사령팀과 기관사의 초기대응과 안전조치 미비 등으로 대형참사로 확대된 인재로 규정, 신원확인과 장례식 등 필요한 절차가 끝나는 대로 대구시를 상대로 형사상 책임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반드시 물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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