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 잃은 3남매'에 평생 장학금

입력 2003-02-21 17:16:55

지난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로 홀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된 삼남매(본보 20일자 특종보도)에게 한 장학재단이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해 참사 가운데서도 따뜻한 이웃 사랑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는 서산장학재단(이사장 성완종 대아그룹 회장)은 21일 이번 참사로 홀어머니가 숨지는 아픔을 당한 경북 대구 영천의 엄수미(7.초등1), 난영(6.유치원)양과 동규(4)군 삼남매에게 대학 졸업 때까지의 등록금 전액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산장학재단측은 "보도를 통해 수미양의 딱한 소식을 접한 성 이사장이 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학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 볼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아직 경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수미양 남매 가족에게 연락은 하지 못했으나, 수미양이 다니는 초등학교장을 통해 이같은 뜻을 전달하고 상황이 수습될 때쯤인 내달 초 장학증서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수미양 남매의 어머니인 박정순(32)씨는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뜬 뒤 아이들과 함께 영천의 시댁으로 내려와 생활하면서 조리사가 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해 대구 시내의 요리학원을 다니다 시어머니에게 휴대폰으로 "어머님, 저 불에 갇혀 죽을 것 같아요. 제가 죽더라도 애들을 잘 돌봐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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