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간호사등 팔걷어-경북 봉사행렬 줄이어

입력 2003-02-21 13:16:35

'우리는 하나'.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로 고통을 받고 있는 유족과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경북도민들도 발벗고 나섰다.

경북도가 8개 시·군 종합자원봉사센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가운데 모집 중인 자원봉사자에는 청소년·대학생·간호사와 민간단체는 물론 휴가 나온 군장병까지 합세해 의료·간호·급식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적십자봉사회경북지사 회원들은 유가족 등 500여명에게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합동분향소에 담요 500여장을 지원했다.

안동자원봉사센터는 60여만원의 성금과 컵라면 10상자를 접수해 전달했고 포항선린대학 간호과 학생 16명도 자원봉사에 나섰다.

경산자원봉사센터의 주부봉사단과 불교자원봉사회 회원 15명도 대구시민회관 합동분향소를 찾아 음식을 전달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경산 보문사 자원봉사단체인 바라밀공덕회 민경옥(50) 회장은 "너무도 가슴 아픈 사연들이 남의 일 같지 않아 국밥이라도 한그릇 보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경상북도새마을회는 대구시새마을회와 공동으로 새마을자원봉사대를 설치, 부녀회를 중심으로 구조현장에서 봉사 활동을 펼쳐왔으며, 포항자원봉사센터도 빵과 우유 1천여개를 현장에 전달했다.

경북도는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대구광역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원봉사자를 배치·지원할 계획이라며, 자원봉사 참여 희망자들은 경북도청 홈페이지(www.gyeongbuk.go.kr)와 경북도 새마을과(053~950-3935~6) 이용을 당부했다.

경북도는 또 사고수습대책지원반 운영과 이의근 지사의 사고대책본부 성금 전달에 이어 20일 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 박윤용) 소속 직원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공무원들은 또 친정 어머니가 실종돼 슬픔에 잠긴 동료직원 구자숙(35·보건위생과)씨를 찾아 위로하고 사고대책본부에 파견나간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전직원 근조 리본 달기와 성금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 여직원 쉼터에는 '아 대구여'란 글이 올라 자식을 둔 엄마로서의 저미는 가슴을, 부모를 잃은 딸의 아픔을 대변해 조회수가 200건에 이르고 있다.

"놀란 가슴에 음식을 넘길 수가 없습니다.

... 화마의 냄새가 매캐하게 남아있는 지하도를 터벅터벅 걸어오며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 아이들의 유골이 몰려 있었다는 출입구, 휴대폰으로 들려온 마지막 절규를 생각하면 같은 하늘아래 함께 숨쉬던 사람으로서 가슴이 미어옵니다.

..".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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