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마운드 높아진다

입력 2003-02-21 13:16:35

하와이에서 뜨거운 스프링 캠프를 보내고 있는 프로야구 대구 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전망은 긍정적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투수력을 볼 때 지난해 부진했던 선수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신인들도 성장, 마운드의 높이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 삼성은 우선 김진웅, 배영수, 이정호 등 '영 건'의 화력이 회복되고 있다.

김진웅은 승부욕이 약해 일각에서 제기된 '제2의 김상엽'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치고 있다.

전에 없는 근성을 보이며 자신을 강훈 속으로 몰아넣는 그는 묵직했던 예전의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배영수 역시 부상에서 회복, 지난해 시즌보다 나은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매년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을 안겼던 '대어' 이정호는 올 시즌 부진하다면 군대에 간다는 각오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진웅처럼 어금니를 깨물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시속 150km의 공을 던지고 있으며 변화구의 제구력도 가다듬고 있다.

그에게 기대를 걸 수 있게 하는 건 지난해 12월 이후 부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이전까지 끊임없이 아프다고 해 코칭스태프를 실망시켰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프로 3년차인 올 시즌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성장하기가 힘들다는 위기의식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위기의식에서 싹튼 정신력이 부상을 당하지 않게 했을 수도 있다.

김응룡 감독은 "김진웅, 배영수, 이정호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이정호도 올 시즌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정호는 공에 체중을 싣는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홍승규 대구MBC 해설위원은 "공 빠르기가 문제가 아니고 얼마나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공을 던지는가가 중요하다.

이정호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가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1군 선발진에 끼기는 힘들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들이 가세하면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던 임창용, 엘비라, 강영식, 라형진, 노병오와 함께 1~4선발, 혹은 1~5선발이 정해질 수 있다.

개인적 시련을 겪고 있는 임창용은 훈련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듯 벌써부터 위력적인 투구를 보이고 있다.

중간 계투는 노련한 김현욱, 좌완 오상민, 선발진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강영식, 라형진 등이 함께 지키게 된다.

마무리는 강심장을 지닌 노장진이다.

삼성의 마운드가 나아진 또 하나의 이유는 신인급 중 좌완 권혁, 안지만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은 잘한다 하더라도 기존 투수들이 잘할 경우 1군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올렸던 A급 투수들이 건재하고 부진했던 투수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인 투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삼성 마운드이다.

전력 보강은 없지만 마운드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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