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현장투입 소방대원들 증언

입력 2003-02-21 13:27:43

대구지하철 참사 피해자 대다수는 대곡행 1080호 전동차 승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시 문이 닫혀 있어 현재까지도 80여구의 사체가 전동차 안에 있을 뿐 아니라 수습된 사체나 부상자도 대곡행 선로쪽이 많았다는 것.

대구시 소방본부가 구조에 투입됐던 소방대원 900여명의 증언을 모아 분석한 결과, 지하 2층에서는 10명, 지하 1층에서는 1명 정도의 사체가 발견돼 나왔던 것으로 판단됐다.

또 이들 공간에서는 합계 140명 정도의 승객이 구조됐으며 그 중 지하 2층에서는 65명 가량, 지하 1층에서는 75명 가량이 발견됐다.

지하 1층 발견자 중 상당수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인 반면, 지하 2층 발견자 대부분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였다.

이 사상자들은 통로 등에 특별히 몰리지 않고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하 3층 및 거기서 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 경우 대곡행 선로쪽에서 훨씬 많은 사상자가 발견됐다.

안심행 선로쪽에서는 6, 7명밖에 없었지만, 대곡행 선로쪽에서는 불타고 있거나 심한 화상을 입은 승객만도 20여명 발견됐다는 것. 대구소방본부 김신동 본부장은 "대곡행 플랫폼 일대에는 상당히 훼손된 시신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에도 3명의 승객이 불이 붙은 채 쓰러져 있는 등 그쪽 정황은 참혹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대곡행 전동차의 문은 1호차 것만 열려 있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닫혀 있었다고 전하고, 그때문에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대곡행 전동차 안에 있던 승객들도 구조하려 했으나 심한 연기로 구조대원들의 공기호흡기 작동력이 떨어지는 등 여건이 안돼 피해를 줄이지 못했다"고 했다.

최경철·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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