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고대사속의 고조선사(송호정 지음/푸른역사 펴냄)
고조선은 어떠한 국가인가?
설립연대, 영토의 범위 등 기본적으로 국가로서 가지는 실재는 어떠한가?
신화와 역사가 뒤섞여 공존하는 '고조선'만큼 우리나라 사학계의 쟁점사항도 드물다.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의 뿌리를 밝히는 작업이긴 하지만 고대부터 우리나라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국과의 관계, 일본의 강점시기 때의 문화말살정책 등을 거치면서 많은 관계자료들이 과장·축소 기록됐거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조선은 단군 '신화'에서 시작해 불투명하고 부족한 사료로만 설명됐고, 그만큼 학자들간 이견도 많았다.
사학자 송호정(한국교원대 교수)씨는 고조선사에 대한 이러한 모든 기존의 관점에서 탈피해 '사료와 정확한 고고학적 유물'에 근거, 고조선을 '냉정하게' 바라볼 것을 주장한다.
'한국 고대사속의 고조선사'(푸른역사 펴냄, 3만5천원)에서 지은이는 우선 "고조선이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국가이지만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사실처럼 각인돼온 만주전역을 다스린 단군조선이나 웅대한 모습을 가진 고조선은 없다"고 단정한다.
지은이의 주장에 따르면 1980년 군부독재정부의 역사인식에 영합해 보수우익집단과 '위서(僞書)'인 환단고기 등을 사료로 사용하면서 1970년대말 등장한 재야사학자들이 웅대한 한민족사와 고조선사를 열망하는 일반인들의 기대에 영합해 신화와 소설에 가까운 고조선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사실상 단군조선을 인정하고, 광대한 영역을 다스린 국가로 설정돼 있다는 것.
그러나 고조선은 신화나 소설의 문제가 아니라 실재 역사의 문제이므로 엄밀한 학문적 접근으로만 실체적 모습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동안 사학계에서 문제가 돼온 각종 고조선 관련 쟁점들, 즉 '단군신화와 고조선의 등장시기' '기자조선의 존재여부' '고조선의 위치와 강역문제' 등에 대해 각종 고고학적 유물과 사료에 근거해 비판하고 있다.
중국쪽 문헌에서 '고조선'의 실체가 처음 등장하는 '관자'의 기록에 따라 단군신화에 대한 분석이나 단군조선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기원전 8, 7세기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비판은 자연스럽게 '기자동래설은 꾸며낸 이야기' '고조선사와 단군신화는 별개의 문제' '그동안 고조선의 집단문화양식으로 알려진 요령식 동검문화를 주도한 민족은 고조선이 아니라 산융 등 오랑캐족'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주장은 기존 사학계의 일반적인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그것은 사학계의 몫이 될 것이다.
지은이인 송교수는 한국고대사와 역사고고학을 전공,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아! 그렇구나 우리 역사 1, 2권' 등의 저서와 '고조선의 위치와 족속문제에 관한 고찰' '고조선 국가형성 과정 연구' '요령지역의 청동기 문화와 고조선'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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