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금융계 '여성 점포장 시대'

입력 2003-02-20 13:24:02

보수적이던 대구·경북 금융계에 '여성 점포장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은행 지점장, 보험 영업소장 등 '야전 지휘관'에 여성들이 속속 진출, 특유의 섬세함과 끈기를 무기로 맹활약하고 있다.

대구은행에는 지점장 151명 중 여성 지점장은 3명. 최후대(사월동) 성계순(강촌) 김숙희(만촌우방타운)씨가 지점장으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부터 2002년사이에 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그 중 입행이 가장 빠른 최 지점장은 "여성 지점장은 주로 아파트 단지 부근에 있는 지점에 중점 배치됐다"며 "주 고객인 주부들과 금융 상담 뿐만 아니라 가정,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격의없는 대화가 가능해 '밀착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여성 지점장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가화만사성'을 신조로 여기고 있는 김 지점장은 만촌우방타운 지점장으로 부임 이후 직원 가족들을 맨 먼저 찾는 섬세함을 보였다.

김 지점장의 방문에 가족들은 "고맙다.

남편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해왔고, 이런 화목한 분위기는 고객감동으로 연결돼 지난해 만촌우방지점은 사내 고객만족경영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 성, 김 세 여성 지점장은 AFPK(금융자산관리사)·투자상담사 등 각종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단체 활동, 산학협동 활동, 대구은행 파랑새고객만족팀장 등 활동 폭도 넓다.

수신고 실적도 상당히 뛰어나 대구은행측은 아파트 단지를 중시으로 여성 지점장 배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대구·경북 78개 지점에서 여성 지점장은 권점자(대구종합유통단지 지점) 이경은(대구메트로팔레스지점 개설준비위원장)씨 등 2명. 전국적으로 여성 지점장은 50여명.

권 지점장은 "여성 지점장들이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시중은행들의 여성 지점장 발탁이 잇따르고 있어 전반적으로 그 수가 증가추세"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진출이 많았던 보험업계에는 여성 점포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져 삼성생명 대구지원센터 경우 영업소장 96명 중 여성이 12명에 이른다.

다른 보험사들도 영업소장 중 여성의 비율이 10%대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능력이 뛰어난 여성 보험인을 발탁, 영업소장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여성 인력을 양성하고 있어 여성 영업소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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