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지명자 모두 발언-"안정속 개혁 조타수 될터"

입력 2003-02-20 13:34:06

이미 한 차례 총리직을 역임했던 사람으로서 새정부의 첫 국무총리직을 맡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여러분들을 만나 의견을 구했고,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그리고 어려운 시절을 겪은 자식을 둔 한 아버지로서 다시 공직에 나서는 일이 가족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멍에를 지우는 일이 아닌가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

심사숙고 끝에 비록 어렵더라도 이 시대가 저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면 이를 피하지 말고 그 짐을 지는 것이 나라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을 천명으로 알고 살아온 저의 도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저는 1962년 직업공무원으로 발을 내디딘 이래 전문행정인의 길을 충실히 걷고자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한평생 정권이 아니라 이나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고 애썼다.

오직 국가가 저를 필요로해서 부를 때 공직에 나아가 신명을 바쳐 일하고, 일이 끝나면 손을 털고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오곤 했다.

국회의 동의를 받아 새정부의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가 된다면 '안정속의 개혁'을 실천하는 조타수가 되겠다.

먼저 정부를 투명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고, 기업과 시민사회를 파트너로 삼는 참여행정을 펼치겠다.

그리고 사회 각 부분의 목소리를 아우르고 모으는 화합의 행정을 전개하겠다.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정부의 모든 역량을 모아 국민을 위해로부터 지키는 '종합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겠다.

이런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무총리의 역할이 이제부터 우리의 헌정의 관행과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헌법에 규정된바대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국회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이렇게 '안정속의 개혁'이 이뤄지도록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내각을 이끄는 일이 한평생 전문행정인으로 살아온 저에게 부과된 마지막 시대적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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