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한번 하니 모든 일이 술술~"

입력 2003-02-19 12:17:03

프로야구 대구 삼성의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때는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한 뒤라 우승에 대한 중압감이 선수단을 짓눌렀으나 올 스프링캠프때는 지난해 시즌에서 우승했기 때문인지 중압감에서 벗어나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선 김응룡 감독의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때는 구단 관계자들이나 취재차 들른 기자들이 말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김 감독은 굳어 있었다.

원래 말이 없어 다가가기 힘든 인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스프링캠프때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었다. 그러나 올 스프링캠프에서 그는 농담을 섞어가며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아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훈련장에서나 식당에서 그는 대화에 성의껏 응하는가 하면 먼저 다가서서 초년생 지도자 시절 아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에 원정갔을 때의 일화나 자신이 좋아하는 등산의 효과 등에 대해서 재미있게 대화를 주도했다.

선수들도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 뒤 주전급 선수들을 중심으로 연봉 대폭 인상과 두둑한 보너스가 지급돼 당근 효과를 경험한 이들은 강도높은 훈련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30분간 아침 산책을 한 뒤 식사, 오전 9시부터 12시, 오후 1시부터 오후2시30분까지 타격과 수비 훈련 및 팀 플레이 훈련,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쳐 저녁 식사 뒤 7시부터 9시까지 야간훈련을 하는 등 4일 훈련 1일 휴식의 일정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부 스타급 선수들은 훈련 중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올 훈련에는 뛰어다니는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고참인 마해영은 후배들을 불러 따끔한 충고를 하는 등 리더의 모습을 보였고 일부 후보 선수들은 야간훈련을 마친 뒤 숙소 뒷마당으로 나가 배트를 휘두르기도 했다.

훈련을 지켜보는 김재하 단장도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긍정적으로 달라진 팀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그는 "우승 한 번 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런 팀 분위기라면 상승 효과가 커져 올 시즌에도 좋은 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