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도시 포항-해양관광도시

입력 2003-02-19 10:17:10

주5일 근무제가 점차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

우선 주말 교통량이 크게 늘고 있다.

경주 보문단지나 울진 백암온천 단지는 물론 자연휴양림조차 주말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또 경북 동해안 곳곳에는 최근 깨끗한 민박집과 횟집 신축이 한창이다.

가족단위 관광객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포항을 비롯한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동해안 시.군들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항시는 '하이테크 철강도시'(포스코와 철강공단) '첨단과학 산업도시'(포항공대와 테크노밸리) '환동해 물류중추도시'(신항만)와 함께 '해양문화 관광도시' 건설을 4대 성장 엔진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관광산업을 시정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포항의 관광 자원, 개발 전략, 전망(미래) 등을 살펴본다.

▨빼어난 절경

포항은 천혜의 관광자원인 청정바다를 갖고 있다.

남구 장기면~북구 송라면에 이르는 110㎞ 해안선의 빼어난 절경은 21세기 해양관광 자원의 보고(寶庫)이다.

칠포.월포.화진.구룡포 등 각 해수욕장의 맑은 수질과 깨끗한 백사장은 전국적인 자랑거리이다.

포항시는 앞으로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 것에 대비, 해상관광호텔.유람선.마리나.수상스키.윈드서핑.어촌체험마을.해양박물관.수족관 등을 갖춘 체험하고 체류하는 종합해양 관광도시로 만들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먹을거리이다.

해안가 언덕배기 횟집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먹는 회맛이란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향후 3~4년 사이 3군데 정도의 해안조망형 골프장 건설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남구 동해면 입암리(27홀), 남구 대보면 대동배리(9홀), 북구 흥해읍 칠포리(18홀), 북구 송라면 대전리(18홀), 북구 송라면 상송리(18홀) 등 5곳에 골프장 건설이 계획중이거나 조만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포항오션관광호텔 장성일 사장은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만 개통되면 경주로 가던 대구지역 골퍼를 비롯 관광객들이 포항으로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 최소한 10~20%의 관광객들이 늘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관광코스

포항은 포스코를 빼고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포항과 포스코는 동전의 앞과 뒤와 같다.

세계적인 철강 기업인 포스코에는 매년 수백만명의 수학여행단과 일반인들이 견학을 다녀가고 있다.

여기에다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포항테크노파크 등 첨단 과학 단지 역시 세계적 자랑거리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은 아직까지 단체관광은 가능하지만 개인 및 가족관광(견학)은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포항은 자연(바다)과 문화(보경사, 오어사, 일월지, 등대박물관 등), 산업(포스코)과 과학(테크노밸리)을 공유하고 있는 타 자치단체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훌륭한 관광코스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인 죽도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이다.

특히 어물전과 새로 단장한 횟집타운은 사시사철 실비로 싱싱한 회맛을 즐길 수 있으며 싼 가격으로 해산물을 살 수 있다.

또 포항시는 산업코스인 포스코~산업과기연~방사광가속기~포항공대~테크노파크~신항만과 문화코스인 포항스틸러스축구장~문화예술회관~효자음악당~환호해맞이 공원을 연계한 종합관광 코스를 개발중에 있다.

▨호미곶 관광지

'호랑이 꼬리'로 불리는 남구 대보면 호미곶(虎尾串)이 동해안의 새로운 관광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호미곶'은 한반도를 호랑이가 중국대륙을 향해 할퀴는 형상으로 볼 때 바로 그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라는 것.

해마다 1월1일 '호미곶 해맞이 축제'가 열리는 호미곶 관광지는 올해 무려 20만명의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호미곶 관광지는 평일에 3천여명, 주말이면 1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관광명소로 자리잡았으며 지난 한해 모두 15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문화관광부가 올해 3~4월쯤 '관광단지'로 지정하면 국비 지원 개발이 가능하다.

포항시는 이곳을 경주시의 '감포관광단지' 못지않게 동해안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0년까지 1천100억원(공공 476억원, 민자 624억원)을 들여 각종 공공시설을 비롯 숙박, 휴양문화, 운동, 오락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보고 지나가는 일회성 관광지가 아닌 체험하고 머물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든다는 것.

현재 성화대, 불씨함, 공연장, 상생의 손, 연오랑세오녀상, 햇빛채화기, 풍력발전기, 광장, 주차장 등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특히 지난해 착공된 구룡포~대보간 해안도로가 완공(2007년 예정)되면 포항시가지~구룡포~대보간이 모두 왕복 4차로가 됨으로써 포항시내에서 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호미곶 광장 옆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인 '호미곶 등대박물관' 또한 관광명소로 호미곶 관광지와 함께 관광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1.2전시관에는 항로표지용품 및 해양관련 각종 자료 3천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인근에 추진되고 있는 입암리 및 대동배리골프장 등 2군데 골프장 역시 향후 호미곶 관광지와 연계,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을 줄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자가 어느 정도 순조롭게 투자될지가 관건. 아직까지 구체적 성과는 없지만 서울 등 대도시 투자자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

이영춘 포항시 호미곶공원건설사업소장은 "해안도로 등 기반시설만 완공되면 민자유치는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5~6년이면 호미곶은 동해안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포항 고속도로

내년말 완공 예정인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포항을 찾는 관광객이 지금보다 어느 정도 늘어날까. 지난해 포항시를 찾은 외지 관광객은 420만명. 그러나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완공돼 지금의 1시간20, 30분 거리가 40분으로 단축되면 포항을 비롯 경북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포항시청 권승환 관광진흥담당은 "2008년 완공예정인 서울~경주간 고속철보다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관광객 유치에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포항의 경우 고속도로 개통시 10~15% 정도의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서울~경주간 고속철 또한 경북동해안 자치단체들에게는 관광객 유치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서울~경주간 고속철이 개통되면 관광객들이 포항으로 손쉽게 오기 위해서는 포항~경주간 복선전철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안승언 포항역장은 "서울~경주간 고속철 개통에 맞춰 경주~포항간 전철복선화가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철도청의 부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외 울산~포항간 동해남부선(기본설계중) 및 포항~삼척간 동해중부선(실시설계중) 철도, 울산~포항간 고속도로(타당성조사), 건천~포항철강공단간 산업도로(2005년 개통)등도 관광객 유치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예정이다.

▨광역 관광개발 절실

지난달 24일 포항시그너스호텔에서 포항, 경주, 영천,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 동부권 6개 자치단체장이 모여 '동해권 행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95년 처음 열린 후 유명무실해졌다 이날 두번째로 열린 것.

이날 협의회 내용중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 바로 6개 시.군이 연계해 광역관광개발을 적극 추진하자는 내용.

참석 자치단체장들은 하나같이 "관광객 유치가 곧 지역경제살리기"라며 6개 시.군을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및 상호협력을 약속했다.

협의회장에 선임된 정장식 포항시장은 "주5일 근무제 본격 도입, 경부고속철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대구의 300만 관광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라도 6개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하며 장기과제로 해상크루즈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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