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慘事 사망.실종 200명 넘어서

입력 2003-02-19 08:55:37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는 19일 아침 9시까지 사망자와 실종자 합계가 200명을 넘어서는 등 대형 참사로 확대되고 있다.

대구시소방본부가 잠정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 52명, 실종 162명, 부상 145명(중상 54명, 경상 91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전동차 내에 있는 시신을 수습하면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가운데 29명은 신원이 확인됐으나 나머지 23명은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는 파티마병원 8명, 영남대병원 6명, 경북대병원 5명, 대구의료원 4명,

가톨릭병원 3명, 동산병원.대구병원.효심병원.조광병원.대구기독병원.적십자병원.허병원 각각 2명, 가야기독병원.보광병원.성심병원 각각 1명 등이다.

부상자는 곽병원 등 19개 병원에서 분산 치료 중이다.

불이 날 당시 모두 6량이던 객차 안에는 200여명으로 추산되는 승객들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대피했으나 일부는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됐다가 무더기 시신으로 발견되고 있다. 게다가 4분 뒤 맞은편 대곡 방향 승강장에 또다른 전동차가 멎으면서 이 전동차에 타고 있던 상당수 승객들도 연기에 질식돼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부상자 가운데도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방화 차량 건너편에 들어와 정차했던 1080호 전동차의 뒤쪽 객차에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1080호 전동차 안에는 모두 72구의 사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사 바로 뒷 전동차인 1호차에는 1구의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고 2호차 4구, 3호차 1구, 4호차 7구, 5호차 30구, 6호차 30구 등이었다.

이와 관련 뒤쪽 전동차에 승객 탑승이 많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뒤쪽 차량에 지나치게 인명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객차의 출입문이 제 때 열리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유족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이 날 오후 있은 사고현황 브리핑에서도 대구시와 소방본부는 일부 전동차의 문이 닫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바 있다.

1080호 1호차 승객 정모(43)씨는 "전동차가 플랫폼으로 진입할 때 이미 불길을 목격했는데도 전동차 문이 열리는 듯 하더니 곧 닫다"며 "많은 승객들이 불안해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아우성을 쳤는데도 문은 5분 가까이 흘러서야 열렸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에도 1080호에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가족들이 지하철공사측에 강력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실종자들이 수차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불이 났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전해왔다는 것.

박모(44)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불났는데 문이 안 열린다는 전화를 10시쯤 걸어왔다"며 "문이 열리지 않아 내 아이가 결국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1080호 전동차의 출입문은 일부만 열려 있었고 절반 이상은 닫혀 있었던 것으로 생존자들은 기억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하철공사측은 "연기가 1080호쪽으로 넘어가면서 이 객차내에서 질식한 사람도 다수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화재 직후 전기가 자동으로 끊어지면서 출입구가 모두 열리지 않은 점도 사상자를 키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시민애도기간 선포

대구시의회는 19일 긴급 본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23일까지 5일간을 시민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이 기간동안 공공기관은 조기를 게양하고 시공무원은 흉장을 달고 근무한다.

국내 지하철사고 일지

참사현장 주변 이모저모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