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단체장은-자전거와 환경

입력 2003-02-18 13:42:35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지난 설에도 3천500만명이나 되는 귀성행렬이 전국 곳곳에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자동차 1천300만대의 시대가 도래하였지만 도로와 주차장 사정은 그에 따를 수 없으니 어느 곳 할 것 없이 도로는 차로 넘쳐나고 주차할 곳 없는 차들은 도로가에 불법주차를 예사로 하여 교통의 흐름을 막고 있다.

차량마다 내뿜는 배출가스와 매연 또한 숨이 막힐 지경이다.

10km를 달릴 경우 자동차는 2천cc 가량의 이산화탄소와 200cc 가량의 일산화탄소 외에도 탄화수소, 이산화질소를 내뿜어 우리가 마시는 공기를 오염시키는데, 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남극하늘의 오존층에도 구멍이 뚫렸다고 난리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게 되면서 우려했던 에너지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않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실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심각한 교통난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무엇보다도 녹색 교통수단으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자전거가 으뜸이 아닐까 생각한다.

승용차 한 대가 달리는 차로 하나면 자전거 다섯 대가 이용가능하고 승용차 한 대의 주차공간엔 자전거 열두 대를 세울 수 있다.

자동차는 각종 공해물질을 내뿜어 지구를 오염시키지만 자전거는 오염물질 배출도 없고 세상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

유럽의 독일, 네덜란드 등 선진국가에서는 일찍부터 자동차에서 자전거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자전거도시인 델프트시에서는 도시계획 입안부터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도시계획을 수립하여 자전거가 차지하는 도시교통 수송분담률이 43%에 달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2.4%에 비할 바가 아니다.

미국의 환경학자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이란 저서에서 자원을 덜 소비하고 오염물질을 줄임으로써 지구생태계를 구할 최고의 운송수단으로 자전거를 꼽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는 에너지절약은 물론 교통문제와 환경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임에 틀림없다.

일찍부터 자전거타기가 활성화된 상주시는 시내 어느 곳을 가도 자전거다.

각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자전거 수만도 8만5천여대나 되어 가구당 2대꼴로 전국의 0.52대에 비해 단연 최고다.

매년 가을엔 전국자전거축제를 개최하고 지난해에는 전국최초의 자전거박물관을 개관하는 등 자전거타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전용도로도 매년 확충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상주시의 이러한 노력도 우리가 이루어야 할 지구환경보전이라는 원대한 목표에 비하면 아직까지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에너지위기와 교통난 해결은 물론 환경보전을 위해 이제 우리 모두 교통에 좋고 환경에 좋고 건강에 좋은 자전거타기에 동참하여 생활속의 교통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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