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라크에 마지막 기회" 공동성명

입력 2003-02-18 09:31:01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라크 문제에 대한 EU 내부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17일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군사력이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돼야 하며 이라크는 유엔에 "즉각적이고 완전히"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합의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에게 유엔의 요구에 부응할 시간여유를 주되 이번이 이라크에게 주어질 마지막 기회임을 밝히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종 성명에는 영국이 주창해 성명초안에 있던 "이라크에게 시간은 끝나가고 있다"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동 성명은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군사력은 마지막 수단으로만 사용돼야 한다. 이라크 정권이 유엔 안보리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이번 위기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라크는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 무장해제 해야하고 즉각적이고 완전 하게 (유엔에)협력해야 한다. 이라크 정권이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의지를 우롱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혼자서 지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라크에 대한 즉각적인 군사행동 여부를 분열됐던 EU가 정상회담을 통해 갈등의 소지를 완전 해소하지 못한채 일단 원론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EU 지도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군사력 선택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이라크 위기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도출해냄으로써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EU의 위기는 해소된 것같다고 말했다.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시간이 끝나간다' 같은 말은 우리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공동성명은 타협의 산물이고 EU의 목적은 이라크 위기의 평화적 해결"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공동성명에 합의한 직후 "이것은 이라크가 평화적으로 무장해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이라크는 평화적인 방법이든 무력을 통한 방법이든 간에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EU 15개 회원국 외무부 당국자들은 지난달 EU 외무장관들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성명 초안을 마련했으나 이라크 무기사찰시한와 군사력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영국이 제안한 초안은 "군사행동은 마지막 수단이지만 이라크가 유엔 안보리의 권위를 계속 부정할 경우 이것(군사행동)이 배제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시간이 아주 빨리 끝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라크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위해 필요할 경우 계속 사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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