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이트클럽 대혼잡...21명 숨져

입력 2003-02-18 09:31:52

미국 시카고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7일(현지시간) 난투극에 놀란 고객들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빠져 나오려다 떠밀려 넘어지거나 질식하는 등 큰 혼잡을 빚어 적어도 21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판은 이날 새벽 2시께 시카고 사우스미시건가 24번지 소재 E2 나이트클럽 안에서 손님들 간의 난투극으로 큰 소동이 벌어지자 무도장 안에 있던 1천500명 이상의 인파가 일시에 출입문 복도 쪽으로 몰리며 뒤엉키고 짓밟히는 등 엄청난 혼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사망자 21명 외에 5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구조대가 클럽 복도 등에 질식해 쓰러진 사람들이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소방국 제임스 토이스 국장은 사고가 나이트클럽이 상당수의 출입문을 잠그거나 물건을 쌓아 통로를 폐쇄하는 등 소방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문제 클럽은 에피톰 레스토랑 건물의 2층에 있으며, 이 건물은 수차례 건물관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시당국에 의해 고발된 상태라고 전했다.

시카고 WBBM TV 기자는 "무도장 플로어 안에서 싸움인지 말다툼인지 분명하지 않은 소동이 벌어지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갔고 여기다 장내에 최루가스가 뿌려지는 등 순식간에 클럽 전체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망자 대부분이 출입문 쪽으로 나오다 인파에 밀려 쓰러진 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카고 소방당국은 "건물 2층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1층으로 나오는 출입구 중 열려 있는 것은 단 하나 밖에 없었고 나머지 하나는 쇠사슬로 잠겨 있어 소방관들이 나중에 절단했다"면서 "엄청난 인파가 한쪽으로 몰리면서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나온 목격자는 "사람들이 복도에 갇혀 한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여자들은 비명을 질러댔다.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옆에 있던 한 여자는 질식해 쓰러진 뒤 실려 나왔는데 숨을 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카고 경찰국의 오지 로드리게스는 "바 안에서 소동이 있었는데 누군가 최루가스나 스프레이를 뿌린 것 같다. 이어서 엄청난 인파의 질주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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