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짚신'이 할아버지들의 옛 솜씨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경남 합천군 대한노인회 삼가면분회(회장 김팔용.77)에서는 20여명의 할아버지들이 모여 옛 추억을 더듬 듯 얘기 꽃을 피우며 짚신 삼기에 신바람이 났다.
'잊혀져 가는 옛 것도 지키고 어려운 사람들도 돕자'는 뜻을 모아 새해부터 소일거리로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노인정에서는 장기나 바둑, 혹은 10원짜리 고스톱이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 시간 보내기가 따분했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지만 '생산적이고 젊은이들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일이 없을까?' 고민 끝에 짚신을 삼기로 했다는 것.
만들 줄 모르는 분들은 새끼를 꼬아 주기도 하고 한 분이 하루 5켤레 정도, 값은 한 켤레 1천500∼2천원씩에 장의사에 주로 넘긴다고 한다.
김재호(77) 할아버지는 "우리가 죽고 나면 짚신을 만들 줄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즐겁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팔용 회장은 "요즘은 짚신 삼는 구경하러 손자 녀석들도 노인정을 찾아와 재롱을 떤다"며 "건강에도 좋고 살 맛이 난다"고 즐거워했다.
짚신은 짚으로 새끼를 꼬아 네 줄의 날을 삼고, 발바닥 크기만큼 엮으면 밑판이 되고 양쪽가에 짚을 꼬아 총을 만든 다음 새끼로 총을 꿰어 두르면 신을 수 있는 짚신이 된다.
노인회에서는 짚신 팔아 모은 돈으로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이웃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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