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번개시장에서 20여년째 정육점을 하고 있는 박호찬(47·산격1동·사진)씨는 매 월말, 어린이날, 명절, 연말엔 더 바빠진다.
군위 외량리에 있는 자신의 양돈장으로부터 보육원·양로원 등으로 돼지를 날라다 줘야 하기 때문.
박씨는 장애인 단체, 어르신 잔치판 등에도 6년째 꼬박꼬박 돼지고기를 무료로 전하고 있다.
2천500여 마리의 돼지를 기르는 그가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돼지는 한 해 50여 마리. 마리당 도매가가 24만원 가량된다니 연간 1천200여만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요즘은 정육점 매출이 20~30% 줄었지만 봉사 행진은 끊이지 않는다.
"어릴 적 고기를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지요. 어려운 아이들이 고기를 얼마나 먹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어느날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이 돈가스로 요리해 잘 먹었다고 할 때 가장 기쁩니다". 그가 돼지 한 마리분 고기를 전해주면 찌개·돈가스·탕수육으로 40~50명의 아이들이 배를 불릴 수 있다고 했다.
작년엔 대구지체장애인협회 등에 컴퓨터와 사무용 집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박씨는 보육원 등에 돼지고기를 전할 때는 가능한 한 아들(18) 딸(16)과 함께 가려 한다고 했다.
남을 돕는 것보다 자식 교육에 좋은 것이 없다고 믿기때문. 그 덕분에 이제 자녀들도 자신들이 모은 돼지저금통을 보육원에 스스로 전할 정도로 나눔의 삶을 익혔다는 것. 박씨는 자신의 꿈이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위한 양로원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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