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 영양은 부군수 훈련소(?)

입력 2003-02-12 13:41:38

올해로 지방자치 8년째. 그동안 영양군 부군수는 8명이 왔었고 7명이 떠나갔다.

군세(郡勢)가 약하기 때문에 부단체장 트레이닝 코스로 전락한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양부군수는 거의가 승진후 초임지로 부임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을 거쳤던 이들중 상당수는 일에 대한 의욕도 대단했고 실제로 많은 업적들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잦은 부군수 인사에 대해 지역 상당수 공무원들은 "부임하는 날부터 떠나갈 일만을 생각한다"는 자조 섞인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는 마냥 흘려 보내서만은 안될 것 같은 목소리다.

이들은 처음 6개월 정도는 낙후된 지역을 위해 의욕을 보이다가 또다시 6개월이 지날 무렵이면 자신의 다음 자리를 챙기기위해 뛰어다니느라 지역일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시골 군청의 힘없는 공무원들은 해마다 거의 비슷한 업무보고와 인수인계 서류 만들기에 밤샘작업까지 하는 등 힘들어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지방자치는 오래전부터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는데 이같은 잦은 인사는 적지않은 행정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감소, 농촌경제 악화 등 지역이 힘든 때 공무원들이 보다 소신껏 일해야 마땅한데도 잦은 인사로 적당히 윗사람 눈치나 보면서 하루하루를 지내는데 되레 익숙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시군 공무원들은 지방자치 이후 그러잖아도 인사교류가 막혀 한곳에서만 근무하는 탓에 스스로를 '우물안 개구리'라고 자조하고 있다.

부군수, 부시장직은 행정을 총괄할 뿐아니라 그동안의 경험을 접목시켜 지역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도 불어넣고 어려운 현안들은 풀어내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 지역을 발전시켜야 하는 자리다.

때문에 잠시 시골생활 추억이나 쌓도록 하는 인사 패턴이 더이상 계속돼선 안된다.

낙후된 지역엔 보다 능력있는 인물을 보내 열심히 일하도록 하고 또 인센티브도 주는 인사를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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