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순금 카드깡' 확산

입력 2003-02-11 13:20:52

경북지역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카드깡 수법인 '순금 카드깡'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10일 100억원대의 카드깡을 한 혐의로 3명을 구속했다.

이들 중 김모(32·영주시 가흥동)씨는 자신의 아내와 짜고 고객의 신용카드로 순금을 구입하게 한 뒤 선이자를 떼고 이를 재구입하는 방법으로 7억5천만원 상당의 카드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동안 카드깡은 전자제품·쌀·의류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건들을 실제로 사고 판 것처럼 꾸미고, 허위로 매출전표를 작성하는 등 불법적 방법 때문에 주로 뒷골목 지하에서 암거래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순금 카드판매업'은 기존 카드깡의 허위매출전표 발급 등 불법행위를 않는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들은 부피·무게가 적고 고가인 순금을 실제로 거래, 카드전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 운영되는 것.

특히 이들은 버젓이 사무실과 점포를 마련해 놓고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고객들을 불러모으는 등 합법적 거래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동·영주 등 북부지역에는 지난해 연말부터 생겨난 순금 카드깡 업소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은 순금 100만원어치를 카드로 구입해 되팔 경우 선이자 14%를 수수료로 챙기고 고객에게 현금 86만원을 주고 있다.

판매업자 강모(47)씨는 "허위매출전표 등 불법적 요소를 없애고 정상적인 순금 거래를 통해 카드전표와 세금계산서도 발급하고 있다"며 "고객이 구입한 순금을 되살 때 카드수수료를 포함해 14%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나 기존 카드깡이 수십%의 선이자를 떼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카드깡과 순금 카드판매업은 '거래과정에 현물이 오가느냐'의 차이일 뿐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높은 선이자를 떼고 그 자리에서 카드로 현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대구지검 안동지청 석기환 수사과장은 "순금 카드깡 역시 합법적 거래를 이용한 편법 카드깡업인 만큼 사법처리하겠다"며 "최근 순금거래를 가장한 카드할인 점조직이 성행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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