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대선 당시 반 이회창 노선을 걸었다가 지난해 대선 직전 다시 한나라당에 합류했던 박찬종 전 의원〈사진〉이 주말과 휴일을 기해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박 전 의원은 이 편지에서 "한나라당의 개혁은, 대선패배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절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념과 노선에서 진 것이 아니라 '왜 한나라당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20, 30대 부동층에게 전달하는 처절한 노력이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사명은 우리 당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자들의 억울하고 허탈한 심정을 위로해야 하며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1천200만의 유권자 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가능성과 의욕을 되찾아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선 이후 이른바 신노풍(新盧風)이 부산, 경남을 기지로 해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당 개혁의 결론이 빨리 나야 하고 심상치 않은 신노풍을 차단하지 못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당 지도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경우 지지자들이 당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또 한 때 당을 같이하기도 했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노 당선자는 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노당선자의 개혁이 인적청산과 과거의 제도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로 귀결된다면 분열과 혼란은 가중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개혁은 소수가 다수를 강제적으로 끌어가는 것이 아니며 잘못된 사회적 제도와 문화를 점진적으로 바꿔야지 급격한 파괴는 반개혁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소수가 다수를 변화시키려는 개혁이라는 미명아래 개혁의 독점 권력이 등장하지 않았는지, 이 과정에서 포퓰리즘적 폭력이 등장하고 다수가 개혁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나라는 어디에도 이러한 권력독점과 폭력을 견제할 분명한 정치집단이나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과 함께 개혁의 부작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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