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암초' 부딪친 주식시장 향방

입력 2003-02-08 11:44:53

주식시장이 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북핵 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반도체 가격 하락의 여파로 종합주가지수가 580선이 무너지면서 1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거래소시장의 주가지수는 577.48로 마감돼 2001년 11월 9일 576.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1천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168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시장도 동반 하락, 지수가 42.77로 사상 최저치(42.47)에 다가섰다. △ 곳곳에 암초.

미국-이라크 전쟁 위기와 북핵 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의 확대, 국내 경제의 불투명성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의 한반도 군사력 증강에 대한 북한의 위협과 이에 맞선 미국의 강경대응 방침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256메가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 램 가격이 장중 4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표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서고 있고, 580선 붕괴로 로스컷(손절매) 물량도 쏟아져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1월 하순 이후 거의 매일 주식을 파는데 치중해왔고, 7일 순매도 규모는 전날의 약 7배에 달했으며 지난 한달 새 가장 많았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것은 국내 기업실적이 저조한데다 경제 전망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550선이 바닥?".

증시전문가들은 이라크 문제와 북핵 문제가 악화되고 있고 심리적 지지선인 580선이 무너짐에 따라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이라크 전쟁과 국제 유가 문제에다 우리 시장만의 리스크인 북핵 문제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며 "주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지금 보유주식을 팔아야하나? 신 이사는 "수출증가세 등 실물경제에 비해 낙폭이 크기 때문에 반등의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신중한 선택을 권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전쟁에 대한 우려와 정보기술(IT) 경기의 위축에 따른 반도체 D램가 하락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기술적 분석상 550~56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1월말부터 진행되온 증시의 바닥다지기는 일단 수포로 돌아갔다"며 "기존 악재들이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매수시기는 다소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보수적인 투자관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지분이 꾸준히 증가하는 소재주나 산업재 관련 주식, 낙폭과대 우량주, 우량 금융주의 저가 분할 매수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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