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치 거물'들 "우리도 있다"

입력 2003-02-06 11:50:52

16대 대선의 세대교체 바람에 힘입어 내년 총선을 향한 30.40대 소장층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전직 당대표, 장관, 시장 등을 지낸 지역 출신 중량급 인사들의 출마를 위한 저울질도 한창이다.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로 내년 지역 총선판도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지만 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선때 일었던 세대교체 바람과 함께 한나라당 독식만은 안된다는 인물교체 바람이 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들은 아직 표면적인 활동은 자제한 채 정치환경의 변화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물밑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들 인사중 민주당 김중권 전대표의 거취는 꾸준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 전대표는 총선과 관련해서는 일단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는 "전직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써 새정부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며 총선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대구와 울진 출신인사들로부터 꾸준히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 영덕, 청송 출신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대구 동구가 거론되고 있고 울진과 영덕.청송.영양도 함께 거론된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으로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지역구와 전국구를 동시에 출마해 등원하는 방안도 주위에서 권유받고 있다.

박철언 전의원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사단법인 대구경북발전포럼을 발족해 지역중진 인사들을 초청, 토론회를 갖는 등 비정치적이지만 활동을 개시했다. 포럼 사무실은 지역구인 수성갑에 열었다. 또 거의 매주 지역을 찾아 외연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치활동이 아닌 부분에서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을 뿐"이라는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적어도 내년 총선에서 인물론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돼야 출마를 결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의익 전의원은 이미 지난해 12월 지역구인 북구갑의 산격동에 사무실을 열어놓고 활동을 개시했다.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과는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5년에 이어 98년 대구시장 선거에서까지 낙선하면서 지역의 동정여론이 만만찮다는게 주위의 전언이다.

김한규 전총무처장관도 지역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야당의원만으로는 대구도 이제 비전을 갖기 어렵다"며 "내년에는 대구에서도 인물교체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조찬기도회장, 한.중교류협회장, 경산대학교 석좌교수 등 굵직굵직한 명함을 내밀며 지역민과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주중대사, 국회재정경제위원장을 지낸 황병태 경산대총장은 고향인 예천으로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그는 그러나 "경산대 총장 임기가 4년이고 현재 경산대가 한방바이오밸리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출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밖에 대구.경북출신 장관모임인 대경회 멤버인 최재욱 전환경부장관, 이석채 전정보통신부장관 등의 출마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장관은 "이제 정치엔 뜻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주위에서 달서을 출마설을 퍼뜨리고 있다. 이 전장관은 PCS사업자선정과 관련된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고향인 성주쪽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주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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