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나라 네팔-안나푸르나 트레킹 가이드.포터

입력 2003-02-06 09:41:39

해발 7천m 이상 높은 산이 350여개, 8천m가 넘는 산도 14개나 된다.

푸른 하늘과 흰 만년설이 조화를 이루는 히말라야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매년 우기가 끝나는 10월부터 설산을 체험하려는 트레킹 마니아들로 북적댄다.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천130m.일명 ABC) 트레킹코스. 하루 6~7시간 배낭을 메고 가볍게 걸으면 안나푸르나 남봉(7천219m)과 마차푸차레(6천248m)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는 환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들을 따라나서는 트레킹 전문 가이드들과 포터(짐꾼)들에겐 이때가 대목.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려면 미리 이들을 구해 놓으면 편하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공항에 도착하면 공항 밖에서 기다리는 포터들과 즉석에서 흥정을 하기도 한다.

포터들의 생활은 비참하다.원정등반대는 30㎏, 트레킹은 35㎏으로 짐무게가 제한돼 있다.하지만 이들은 보통 50㎏이 넘는 짐을 메고 다닌다.두 배의 짐을 맡는 대신 두 배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아끼기위해 자기 식량까지 들고 다녀 1인당 거의 55㎏이나 되는 짐을 머리띠로 받치고 다닌다.

하루 두끼만 먹는 이들은 작은 몸매에도 가파른 산길과 눈길을 잘도 오른다.그러면서도 하루일당은 보통 400~500루피(6천~7천원 가량).

트레킹 가이드는 고산등반 경험이 있는 셰르파(sherpa)족이 많다. 셰르파는 네팔의 솔로쿰부 일대에 사는 고산족의 성(姓)으로 네팔 부족 중 외국인들에게 산악가이드로 가장 많이 알려진 종족이다. 각국 원정대의 가이드를 오랫동안 해와 보통 셰르파라 하면 등반대의 가이드로 통용되고 있다.

다와(Dawa Sherpa.35)는 한국말에 익숙한 트레킹 가이드다.한국에서 산악인들이 올 때마다 가이드를 했고 한때 한국관 식당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어 한국어를 곧잘 하는 편. "4년전 인천대 원정등반대의 요리사로 따라왔다 셰르파 친구4명과 한국 등반대원 2명을 안나푸르나에 묻고 돌아서야 했죠. 이곳만큼은 오고싶지 않은 곳입니다". 일년내내 히말라야를 오르내리는 다와에게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만큼은 그래서 싫다.

한국인들의 트레킹이 늘어나면서 한국말을 배우려는 셰르파들의 자세도 적극적이다. 한국말을 하고 못하고에 따라 가이드 수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한국인들의 낱말 하나하나에도 메모까지 해가며 진지하게 배우려든다.

틸 정 라이(Til Jung Rai.37)도 그 중의 한 명이다. 2년전 트레킹가이드 라이선스를 얻은 그는 그 이전의 셰르파 생활과 요리사를 거쳐 1995년부터 주로 영국인들의 가이드를 해왔다. "한국인들의 일정은 대게 빡빡합니다. 영국인들은 히말라야를 즐기려하고 한국인들은 왔다 가는데 의미를 두는 것 같아요". 히말라야의 야생꽃에 대해 연구하는 중인 그는 산행 틈틈이 식물도감을 펴가며 야생화 사진을 찍는다.

10살짜리 아들을 둔 그의 벌이는 괜찮은 편.

지금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실업자들의 천지다. 대낮임에도 거리엔 남자들로 넘쳐난다.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활력이 없다.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오락을 즐기거나 잡담을 나누는 게 고작. 넘쳐나는 실업자들과는 달리 이들 셰르파들의 생활은 비교적 안정돼 있다. 벌이도 포터들보다 3, 4배는 많은 편.

하지만 아무나 셰르파를 할 수는 없다. 셰르파(가이드)와 포터는 확연하게 구분돼있기 때문이다. 힌두교 교리인 카스트(계급제도)에 의해 직업상 분업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셰르파들의 자부심은 대단해 그들에게 포터를 하라고 하면 절대로 하지 않는다. 반면 포터는 짐 운반외엔 다른 책임이 없다. 일행이 아파도 야속하다 할만큼 무신경하다. 혜초여행사 대구지점(053-567-8848.지점장 천영호)에서 현지 가이드와 포터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협찬=혜초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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