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농산물 가격에 봇물터진 중국산…

입력 2003-02-05 13:20:26

설 명절을 보낸 북부지역 농민들이 본격 농사철을 앞두고 올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고민이지만 지난해에는 특히 들쭉날쭉했던 농산물 가격과 수급 실패로 인한 과잉생산과 값싼 중국산 농산물 공세에 따른 농업위기들이 한꺼번에 겹쳐 더욱 작목선택 등 영농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나 농업관련 기관들 조차 농촌지역에 짙게 드리운 농업 붕괴 위기감을 해소시킬 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국제화 추세에 밀려 우리농업 보호에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작목별 재배법보다 유통과 품질개선 부분에 올 영농교육 역점을 두고 있으며 작목별 특화사업을 정해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등 농민 불안심리를 잡는데 노력하고 있다.

청송군농업기술센터가 개설한 올 영농교육에는 사과나 시설채소.자두 등으로 작목변경을 계획하는 600여명의 고추재배 농민들이 몰렸으며, 생산기술 위주의 교육보다는 품질관리 중심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반면 영양군은 지역 특화작목인 고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총사업비 120억여원을 투입, 연간 3천t의 홍고추를 수매.건조.가공처리할 수 있는 '고추종합가공처리장' 2개소를 설치키로 하고 농림부와 협의중에 있다.

안동시도 연간 12억여원의 예산을 고추산업에 투자키로 발표하는 등 안동.영양.청송지자체들이 최대 작목인 고추농가의 고민과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불투명한 농사전망으로 인한 농민 불안감 해소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임태식(48.청송읍)씨는 "쌀.고추 농사 전망이 어두워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잖을 것"이라고 했고, 10년째 고랭지 배추 농사를 지어온 이수병(64.안동시 도산면)씨는 "지난해부터 고랭지 배추 가격이 들쭉날쭉해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안동농업경영인회 김정석(54.안동시 예안면)씨는 "영농 불안감으로 행정기관의 영농교육장이 붐비고 있지만 사실상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농업환경이 벼랑끝에 있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