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과 영덕이 방사성(핵)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4일 발표된데 대해 지역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울진은 지난 99년과 2000년 산업자원부가 경북도와 협의하에 원전 6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조건으로 폐기장 후보지에 제외키로 했던 곳. 영덕 역시 남정면 우곡리의 경우 지난 88년 정부가 핵폐기물 후보지로 첫 거론, 군민들이 7번 국도를 점거하는 등 강력 하게 반발하자 이후 정부는 없던 일로 한 지역이다.
▨영덕이 다시 후보지로 포함된 이유
영덕군은 느닷없이 후보지에 포함된 배경 중 하나로 우곡리 일대의 조건을 꼽았다.우곡리는 지난 88년 기초자료조사 결과 지하층이 견고한 화강암의 암반으로 구성돼 핵폐기물처리장 적지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정부 및 관련 업계에서 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우곡리는 방사성폐기물의 해상 수송이 가능한데다 포항과 인접해 있는 등 접근성이 좋다. 특히 포항과 30분이면 오갈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박사급 등 고급두뇌를 폐기물처리장내에 근무시켜야 할 정부 입장에서 보면 더없이 좋은 조건인 셈.
포항 경우 고교 실력이 전국 상위에 랭크될 정도여서 폐기물처리장 직원들의 자녀 교육에도 문제가 없고, 가족들이 수시로 포항에 오갈 수 있어 인재 확보가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쉽다는 잇점이 있다.
▨영덕주민들 조직적인 반대 준비
후보지 발표에 대해 영덕군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우연 영덕군수는 "영덕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관광소득으로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영덕에 혐오시설인 핵폐기물처리장이 들어오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군청내에 대책팀을 구성, 반대하는 주민들과 손발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영덕군의회도 이와 관련, 5일 오전 10시30분 긴급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협의했다. 이상열 군의회 의장은 "황당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군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 향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 88년 우곡리 핵폐기물처리장 계획을 무산시켰던 지역 시민단체들도 꿈틀거리고 있다. 자생단체인 영근회와 군내 농민회 등은 '범군민반대투쟁위원회'를 발족키로 했으며, '핵폐기물처리장남정면반대대책위'도 재출범키로 했다.
▨울진 환경단체 법적대응도 고려
울진군민들의 상당수는 4일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가 방사성(핵)폐기물처분장 후보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후보지인 산포지역은 지난 99년 정부가 스스로 기존 울진원전부지 인근에 추가로 원전 4기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폐기물처분장 후보지에서 해제시킨 곳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더욱 컸다.
울진원전반대 범대위 황윤길 집행위원장은 "개인간의 약속을 어겼을 때도 사기꾼 소리를 듣는데 하물며 정부가 군민들을 상대로 한 약속을 스스로 어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빠른 시일내에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울진참여연대도 "후보지 선정 과정이 비민주적인데다 부지 안정성에 대한 엄정한 검토도 없었다"며 "덕천리를 신규 폐기장 부지로 지정한 것을 무효화하는 동시에 기존 원전의 가동중단 운동도 함께 펴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네티즌은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8년전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였던 아들에게 바다가 아름다운 울진에 고향을 만들어주고 싶어 터를 잡았는데 이제는 떠나야겠다"며 반발하는 등 지역사회 단체와 인터넷 사이버공간에도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수용안에 대한 검토 목소리
지역 일각에서는 '폐기장 건립안을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영덕의 경제는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추락했다"며 "정부가 공식적인 3천억원 외 추가 지원금 등 모두 5천여억원을 지역개발기금으로 준다고 밝힌 만큼 지역경제 회생차원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울진 유치위원회측은 "과거와 달리 군민들의 원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유치 필요성을 홍보하겠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어 핵폐기장을 놓고 '민-민간 갈등'도 불거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수용안을 검토하자는 이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힘들 전망이다. 반대 기류가 워낙 강해 토론될 여지조차 불투명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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